
“운동화 하나만 챙기면 됩니다. 숙소 주변 공원을 가볍게 걷는 것부터도 런트립은 시작될 수 있어요.”
본지는 지난달 21일 한국 최연소 세계 6대 마라톤 완주자이자 ‘러닝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안정은 런더풀·달리당 대표,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와 인터뷰를 했다.
여행과 달리기의 합성어인 ‘런트립(Run+Trip)’은 러닝을 중심에 둔 여행 방식이다. 여행지의 풍경을 달리며 천천히 즐길 수 있어,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최근 한국인 러너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명 중 1명(51%)은 주 3회 이상 꾸준히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은 주 2.8회.
제시카 민 스카이스캐너 여행 전문가는 “한국인 응답자의 55%가 국내외 여행지에서 런트립을 계획 중”이라며 “비용보다 러닝 코스와의 접근성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안정은 러닝전도사 [사진=안정은 러닝전도사]](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5/15/20250515082636696893.jpg)
러닝 인구의 증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안정은 런더풀·달리당 대표는 ”러닝은 10년 전부터 인기였으나, 최근 젊은 세대가 합류하게 되면서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잘 활용하기 때문에 러닝의 인기가 더 잘 드러나는 면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엔 마라톤 신청이 한가했지만, 지금은 오픈 1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많다”며 “실제 러너들은 10배 이상 늘었다고 체감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마라톤 참가를 목적으로 한 여행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엔 러너들의 일상 루틴이 자연스럽게 여행지로 확장되고 있다.
제시카 민은 “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러닝을 하는 러너들은 자신만의 데일리 루틴을 확장해서 여행지에서도 러닝을 한다”면서 “예를 들어 도쿄를 여행하면서 ‘아침에 여기를 뛰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숙소를 고르는 식”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스캐너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9%가 2025년 ‘런트립’을 고려할 때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러닝할 장소’라고 답했다.
이에 스카이스캐너는 2025년 런트립 여행지 톱 3를 추천했다. 도쿄(고쿄가이엔)와 시드니(해변 루트), 뉴욕(센트럴파크)다. 제시카 민은 “마라톤 참가 여부와 무관하게 도심, 해변, 공원에서 달리는 ‘파크런’, ‘비치런’, ‘시티런’의 수요가 높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스카이스캐너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보인 ‘러닝 가이드맵’ 콘텐츠도 공개했다. 제주, 런던, 하와이 등 국내외 10곳의 추천 코스를 소개하며, 기후와 인증 사진 스폿(스팟), 꿀팁까지 함께 담았다. 제시카 민은 “어디에서 뛰어야 할지, 어떻게 런트립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안정은 러닝 전문가가 추천하는 국내외 추천 여행지를 소개하고, 런트립을 할 때 기억하면 좋을 팁을 담았다”고 말했다.
스카이스캐너는 세계 여행지들과 비교해봤을 때 한국이 런트립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제시카 민은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점·인터넷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외국인 러너들에게 매력적인 런트립 여행지”라고 분석했다.
런트립은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안 대표는 “걷고 뛰면서 숨겨진 명소를 발견하거나 지역 먹거리를 즐기는 경험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강, 남산, 수원 화성 성곽 등은 국내 러너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로 꼽힌다. 안 대표는 “국내 코스 중 한 곳을 꼽자면 수원 화성 성곽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면서 “정확하게 5.5㎞이기 때문에 한 바퀴 뛰기에도 좋고, 건물도 낮아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런트립을 고민하는 초보 러너들에게 “런트립은 거창할 필요 없다.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 순간, 여행의 방식이 달라진다”며 “단순히 관광지만 도는 점 여행이 아니라, 런트립은 여행지에서 선을 긋듯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처음부터 무리해서 뛸 필요 없이, 가까운 공원을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시카 민 전문가는 “스카이스캐너의 ‘지도’나 ‘무료 취소’ 등 기능을 활용하면 러닝 코스와 가까운 숙소를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찾을 수 있다”며 “운동과 여행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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