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강제 단일화 불응할 것"…의총서 지도부와 충돌

  • 권영세 "대단히 실망…자기 자신 버릴 줄 알아야"

  • 일부 의원들은 고성…金 퇴장하자 의총 정회 선포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 후 의총장에서 나와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충돌 후 의총장에서 나와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촉발된 단일화 사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강 대 강' 대치 속 파행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김 후보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실은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한덕수)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려는 작업에 불과하다. 그래서 응할 수 없다"며 사실상 단일화 거절을 시사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 시도는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고,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위라 생각한다. 즉각 중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덕수 예비후보를 겨냥해선 "무소속 후보는 지난 7일 1시간 30분 전에 긴급 기자회견 열고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저는 그 점도 이해할 수 없다"며 "단일화는 자유 진영의 단일대오를 형성해서 결집하자는 건데 저를 끌어내서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려는 작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제가 응할 수 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이재명에 승리하기 위해 이뤄져야 하고 이기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정당하고 합법적이고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제가 승리하겠다. 함께 가자"고 대선 완주 의사를 꼿꼿이 했다.

지난 5·3 전당대회에서 정식 후보로 선출된 김 후보가 이날 대선 후보 자격으로 처음 의총에 참석하면서 당내에는 미진했던 단일화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입장과 동시에 당 소속 의원들의 박수와 꽃다발을 전달받은 김 후보가 단일화 불수용 의사를 밝히자 장내 분위기는 일순간 얼어붙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후 단상에 올라 "솔직히 (김 후보 발언) 내용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우리 의원들이 기대한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며 "긴 말씀 안 드리겠다.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맞받았다.

권 위원장의 발언 직후 김 후보와 캠프 인사들이 즉시 퇴장하자 의원석에서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일방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토론 좀 하자", "이럴 거면 왜 온 건가"라는 등의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 퇴장 10분 만에 당 지도부는 의총을 정회 선포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정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단일화를 김 후보께 요청했던 이유는 후보께서 이미 그런 말씀을 여러 차례 하셨기 때문"이라며 "모 매체 인터뷰에서 5월 11일 이전에 단일화를 하겠다라고 본인 입으로 스스로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명분은 여론조사 결과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 우리 국회의원들의 거의 전원 일치의 의견"이라며 "당원과 우리 의원님들의 의견을 지도부가 대신해서 전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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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선으로 선출된 정당한 후보 입니다. 김문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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