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동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특별한 소식을 전해왔다.
동해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는 차세대 여성 해양경찰 리더들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동해해경청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여성 해양 경찰들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수사나 해양 치안처럼 고강도의 임무가 요구되는 현장에서도 탁월한 능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어버이날 특집에서는 이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 내 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어머니이자 자랑스러운 리더인 세 분의 이야기를 전했다.
해양안전계장 신지연 경정 (50세) ~ ‘참여적 리더십’
1999년, 24세의 최연소 나이로 해양경찰 여경 1기생으로 당당히 입직한 신지연 경정. 그녀는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해 바다를 지키는 일에 헌신해 왔다. 처음에는 자신도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동료들과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점차 리더로서의 자신감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신 경정은 상황실, 수사, 장비, 해양 안전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전문성을 쌓았고, 특히 파출소장 등 6년 동안 현장 부서에서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통해 해양경찰로서의 역량을 갈고닦았다. 때로는 여성으로서 신체적인 한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동료들의 따뜻한 배려와 관심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현장 근무 중 선임으로서 파출소 직원들과 함께 대게 불법 포획 단속을 위해 잠복근무를 했던 경험은 지금의 자신을 만든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한다.
신지연 경정은 입사 초 임신과 육아를 병행했던 시기가 오히려 20여 년간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며, 해양경찰인 남편의 깊은 이해와 배려 덕분에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녀는 앞으로 “남은 공직 생활 동안 묵묵히 자신 소임을 다하며 해양경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상황 총괄 계장 차지현 경감 (46세) ~ ‘서번트 리더십’
2004년 해양경찰에 입직한 차지현 경감은 기획, 경리, 상황실, 해양 안전, 그리고 대형 함정 근무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2020년에는 여성 해양 경찰관으로서는 드물게 대형 함정의 '부장'으로 지원하여 동해해경청 최초로 함정 부장직을 수행하며 뛰어난 지휘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함장님과 선배 직원들의 아낌없는 조언과 배려 덕분에 함정 근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었고,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우며 지휘력을 키워 동해해경청 주관 '최우수함정'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차지현 경감은 세 자녀의 엄마로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어린이날이나 아이가 아플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던 순간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해양경찰인 남편의 든든한 지원과 친정어머니의 따뜻한 보살핌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감사해하며, 이제는 훌쩍 성장한 아이들이 오히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행복해했다. 그녀는 "해양경찰이라는 직업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가족들의 응원과 동료들의 협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후배 여성 해양 경찰들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보안계장 박재영 경감 (46세) ~ ‘민주적 리더십’
2005년 해양경찰에 입직한 박재영 경감에게 2010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천안함 피격, 98금양호 침몰, 연평도 포격 등 국가적으로 큰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던 시기였다. 입사 초 해양경찰청 대변인실에서 근무하며 이러한 큰 사건들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비록 현장에서 직접 대응하는 업무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해양경찰로서 하는 일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 깊이 느꼈다고 한다.
박 경감은 홍보, 수색구조, 상황실 등 다양한 부서를 거쳤으며, 특히 여성 해양 경찰관으로서는 드물게 10년 이상 상황 대응 부서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긴급 상황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자녀가 생긴 후에는 교대 근무를 하는 남편(해양경찰관)이 출근하고 홀로 남겨진 밤늦은 시간에 상황이 발생하면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책임을 다해야만 했다. 그때마다 가족들의 사랑과 응원이 그녀를 성장시키는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가족과 함께 TV에서 어린이날 특집 프로그램을 보던 중, 자신이 홍보계장 시절 해양 안전 홍보를 위해 기획했던 프로그램임을 아이들이 알아보며 "엄마가 추진했던 프로그램이지?"라고 물었을 때, 해양경찰로서 큰 뿌듯함과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박재영 경감은 "가정과 직장,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잘 해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동해 바다를 지킨다는 큰 사명감과 함께 늘 곁을 지켜준 동료와 가족들 덕분에 가능했다"며, 이제 막 해양경찰의 꿈을 키우는 후배 여성들에게 "겁먹지 말고, 도전해! 할 수 있어!!"라고 힘찬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 가족들…미안함과 자랑스러움 사이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과 함께하는 의미가 큰 달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양 경찰관들은 넓은 바다에서 근무하는 직업의 특성상, 때로는 부모로서, 때로는 자녀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을 가슴 한쪽에 품고 살아간다. 그런데도 이들의 가족들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동해 바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그들을 세상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김성종 동해해경청장은 이번 가정의 달 특집을 통해 "해양 안전을 책임지는 여성 해양경찰 리더들과 해양 주권 수호에 최선을 다하는 모든 해양 경찰관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하며, "이번 특집이 해양경찰 조직 내에서 성적으로 평등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가 더욱 확산하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동해해경청은 앞으로도 여성 해양 경찰관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성별과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성장하며 균형 있게 인재를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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