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가 항공편 결항과 노선 변경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으로 오가는 항공편 52편이 결항됐으며 24편 이상의 항공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우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서울(인천)행 에티오피아항공과 이스탄불행 터키항공을 마지막으로 파키스탄 영공이 사실상 텅 비었다고 보도했다.
양국의 국내선 운항도 전면 중단됐다. 인도는 여러 공항을 폐쇄했고, 이에 따라 에어인디아, 인디고, 스파이스젯, 아카사 에어의 항공편이 운행을 멈췄다.
대만의 에바 항공은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교전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영공을 피하기 위해 안전상의 이유로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도 이날부터 인천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노선의 항로를 남쪽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노선은 기존에 파키스탄 영공을 지났지만, 인도,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을 지나는 남쪽 항로로 변경했다.
태국 타이항공은 유럽·동남아행 항공편을 다른 노선으로 변경된다고 밝혔고 베트남 항공도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충돌로 인해 항공편 계획이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 중화항공은 런던, 프랑크푸르트, 로마 등의 목적지를 오가는 항공편이 차질을 빚어 일부 항공편이 취소됐고 방콕과 프라하에서 연료 보급 및 승무원 교체를 위해 경유하는 등 평소보다 더 긴 항로로 운항 중이다.
유럽 주요 항공사들도 노선 조정에 나섰다. 독일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KLM, 영국항공 등은 무력 충돌 이전부터 아라비아해 상공을 경유하는 인도행 노선 변경을 적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에미레이트 항공도 해당 지역을 우회 운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49분 인도 뉴델리를 떠나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 소속 LH761편은 달리 이륙 후 파키스탄 국경에서 더 먼 쪽으로 우회했다.
아시아 태평양 항공사 협회는 "비용과 운영 중단 외에도 분쟁 지역 상공에서 항공편 운항을 방해하는 GPS(글로벌 포지셔닝 시스템) 스푸핑은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날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6년 만에 대규모 무력 충돌을 벌였다. 이날 오전 인도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 등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고, 파키스탄도 인도 전투기 5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 너머로 포격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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