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 술 권하지 마세요"…15세 이전 음주, 중독 위험 4배↑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어린 나이에 처음 술을 마신 경험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성인이 된 후 알코올 중독 등 음주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행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국립암센터는 최근 발간한 ‘어린이·청소년 음주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15세 이전 음주를 시작한 사람은 성인 이후 음주를 시작한 사람보다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4배 높다”고 5일 밝혔다.

이 같은 위험은 단순히 음주 여부뿐 아니라, 음주에 관대한 어른들의 태도나 행동에서도 비롯된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3명 중 1명은 부모나 친척 등 주변 어른으로부터 직접 술을 권유받은 경험이 있었다.

실제로 작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는 중·고등학생의 3분의 1이 “술을 마신 적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4명 중 1명은 초등학생 시절 또는 그 이전에 처음 술을 접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어릴 때 소량의 술이라도 경험한 아이는 조기에 음주 습관에 노출되고, 성인이 되기 전부터 만취 경험을 하는 등 문제 음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청소년기 음주는 단지 알코올 의존의 문제를 넘어서, 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뇌는 20대 중반까지 발달하는 기관으로, 어린 시절 음주는 전두엽(계획·판단), 해마(기억), 편도체(공포 반응), 뇌량(좌우 뇌 연결부위)의 성장을 저해해 인지 기능과 학업 성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구체적인 행동 수칙도 제시한다. 어린이는 누군가 술을 권하면 “저는 술을 못 마셔요”, “술 말고 다른 걸 마실게요” 등 분명한 의사 표현을 해야 하며, 어른의 경우 “어른이 주는 술은 괜찮다”,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상식으로 사실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또 어른이 술을 권하거나 심부름을 시키더라도 정중히 거절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반대로 어른 역시 책임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이 앞에서 술을 마시거나 음주 장면을 보이지 않아야 하며, 아이를 술자리나 회식 자리에 동반하지 말고, 술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은 “아이들은 어른이 술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음주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며 “음주 문화가 자연스럽게 학습되지 않도록 어른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술은 소량이라도 암, 간질환, 심장질환 등 각종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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