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물가+반전 시위로 수세…트럼프 "시위 방치·경제 폭망"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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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5-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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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대학가 시위 동부→중·서부로 번져...'양비론' 바이든에 공화당 '공세'

  • 바이든, 지지층 대학생 투쟁에 '묵묵부답'..."시위 길어지면 재선 어려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등장한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등장한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도 도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물가와 대학가 내 반전 시위로 수세에 몰렸다. 미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시위 대응 태세와 함께 경제 분야 실정까지 부각하며 맹공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대학가 시위는 미국 전역으로 옮겨붙은 상태다. 1일(이하 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LA타임스, AP통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대학 내 시위는 동부 뉴욕부터 중부 매디슨, 서부 로스앤젤레스(LA)까지 최소 32개 캠퍼스로 번졌다. 주 경찰과 행정당국이 진압에 나선 가운데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캠퍼스 건물을 점거한 사람들은 평화적 시위할 권리 권한을 넘어섰다"며 시위 자제를 당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학 시위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한 행사장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대해 "저는 반(反)유대주의 시위를 규탄한다"며 "또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난한다"며 중립적 입장을 냈으나, 공화당 측은 격렬해진 시위에 대한 다소 안이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전쟁 관련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7일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기리는 박물관에서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인데, 대학 시위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낼지는 미지수다.

미국 대선이 5개월가량 남은 상태에서 상대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은 우리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데, 현재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최근 대학 총장들에게 텐트로 점거된 곳을 철거하고 급진주의자를 진압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지속되고 있는 고물가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연초 3%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월에는 3.5%로 반등하며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높아진 상태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인플레이션 안정에 확신을 갖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고물가 및 고금리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대선에서 지지층, 특히 핵심 지지층인 대학생과 유색인종 서민층의 표심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미 터프츠대학교에 따르면 지난 대선 당시 18~29세의 투표율은 이전 대선보다 11%포인트 오른 50%에 달했는데, 이 중 60%가 그를 지지했다. 그런데 대학가가 잇따라 시위에 나서면서 대학생들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 여부가 의문스러운 상태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960년대 베트남전 반전 시위자에 대해 조롱하며, 거리를 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말 바이든 대통령의 졸업식 연설이 예고된 학교에서는 벌써 시위가 예고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swing-state)에서도 청년층 표심의 변동이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위스콘신주의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지지 후보 없음'에 10만표가 나오고, 지지율 접전을 벌이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대학 시위가 진행되는 상황이 바이든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위사(史)를 연구한 템플대학교 역사학과 랄프 영 교수는 "휴전이 되거나 상황이 완화된다면 시위가 선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지속시간이 길어질수록 바이든이 재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가디언에 답했다.

또한 미국 씽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위스콘신 등 대선 향배를 결정할 7개 경합주에서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열세를 보였는데, 경합주 유권자들은 가장 큰 문제인 경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욱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UCLA의 시위대 점거장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소재 UCLA의 시위대 점거장소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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