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기업을 춤추게 할 '진정한 밸류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기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입력 2024-04-11 06:00
    도구모음
  • AI 기사요약
  • * AI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맥락과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 전체를 보시길 권장합니다

    기업가치 제고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올해 초 첫발을 내딛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5월에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 이미 자발적으로 밸류업에 참여하고 있다.

  • 글자크기 설정
  • 이기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이기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사진한국상장회사협의회
이기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사진=한국상장회사협의회]

기업가치 제고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올해 초 첫발을 내딛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연이어 개최된 세미나 및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기업 지원 방안과 정책 계획이 논의되었다. 5월에는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2차 세미나’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제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은 이미 자발적으로 밸류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중 하나로 배당 절차 개선 방안이 진행된 바 있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배당 절차 선진화를 위해 정관을 개정한 기업은 1011개로 전체 상장기업 중 43%에 이른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밸류업에 첫발을 내딛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바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다. 상장기업은 기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개선 및 성장시킬 것인지 그 계획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기존의 공시가 이미 발생한 사실이나 결과를 보고하는 형식이었다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현황에 대한 입체적 분석뿐 아니라 기업의 미래지향적 계획까지 포함하여 작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자율 공시 사항으로 기업의 자발적 계획 수립과 발표에 초점을 둘 전망이다. 그러나 향후 계획을 적극적으로 공시한다는 측면이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 계획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이 될 수 있다. 5월 발표를 앞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이 이러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정되길 바란다.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주주의 가장 큰 관심사는 PBR(주가순자산비율)과 배당이다. 다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인 산업구조여서 전반적인 PBR이 낮은 측면이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사회 전반적으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올해 3분기 개발 예정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PBR뿐만 아니라 PER, ROE, 배당성향,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혀 주주들의 인식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으로 업종별 특성도 고려된다면 지수 개발과 기업 편입 과정이 더욱 공정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배당 확대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힘입어 올해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가장 큰 화두이기도 했다. 주주들로서는 배당성향을 높인 기업에 매력을 느끼기 쉽지만 이것이 ‘조삼모사’가 아닌지 경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기업이 무작정 배당을 늘리면 그만큼 투자자본이 줄어들어 미래 실적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듯 눈앞의 배당금보다 기업 실적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 주주환원도 기업 실적이 뒷받침될 때 자연스럽게 그 성과로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칭찬은 돌고래도 춤추게 한다. 일부가 주장하는 밸류업 관련 공시 의무화, PBR 줄세우기, 네이밍 앤드 셰이밍 등은 기업을 춤추게 만드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기업 지배구조 개선 우수 기업에 ‘기업 밸류업 표창’을 수상하고 주기적 지정 면제 심사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수 기업에 혜택을 주는 긍정적인 방식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밸류업 참여를 유도할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더불어 당국에서는 기업의 주주환원 유도를 위한 다양한 세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고, 배당을 확대한 기업의 주주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를 경감해주기로 하는 등 기업으로서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아쉽게도 상속세 완화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책당국뿐만 아니라 7월 출범을 앞둔 제22대 국회가 기업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길 기대한다. 밸류업 우수 기업에 대한 상속세 완화 또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면 기업의 자발적 참여가 확대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물론 우리 증시가 진정한 ‘밸류업’에 성공하여 세계 6대 증권시장에 진입할 날도 머지않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