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판다' 푸바오와 이별…"영원히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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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4-04-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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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랜드 집결한 팬 6000명, 눈물로 푸바오 배웅

  • 강철원 사육사, 모친상 슬픔에도 푸바오 위해 중국행

  • 새 보금자리는 쓰촨성 판다 보존센터…이젠 영상에서 만난다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판다 푸바오를 싣고 있는 무진동 특수 차량 앞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03사진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판다 푸바오를 싣고 있는 무진동 특수 차량 앞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4.04.03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새로운 판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푸바오를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바오, 영원히 기억해주세요."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가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대신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몇 달간 에버랜드에는 자이언트판다 푸바오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눈에 담기 위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4시간을 넘게 기다려 단 5분만 푸바오와 조우할 수 있지만, 관람객들은 이 짧은 시간 푸바오의 모습을 담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 푸바오를 향한 팬들의 애정은 각별했다. 푸바오를 보러 온 관람객들은 푸바오가 행여 스트레스 받지 않을지 숨죽이며 푸바오를 관람했다.

그렇게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자란 푸바오는 이제 중국으로 돌아가 쓰촨성 판다 보존센터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된다. 중국이 해외 각국에 보낸 판다는 멸종위기종 협약에 따라 만 4세가 되기 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직원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싣고 있는 무진동 특수 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20240403사진사진공동취재단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직원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싣고 있는 무진동 특수 차량을 보며 배웅하고 있다. 2024.04.03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에버랜드는 푸바오를 환송하는 3일 오전 10시 40분부터 20분간 판다월드에서 장미원까지 푸바오 배웅 행사를 열었다.

이날 푸바오를 실은 반도체 무진동 특수차량은 팬들의 배웅을 받으며 유채꽃길을 천천히 이동했다. 

푸바오의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6000여명의 팬은 푸바오의 앞날을 기원하며 함께 배웅했다.

에버랜드 포시즌스 가든 대형 LED 스크린에는 푸바오 사진과 영상을 게시해 추억을 되새겼다.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강철원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푸바오를 대신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영관 사육사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다. 푸바오와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1354일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팬들은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절 푸바오가 큰 위로를 줬는데 떠난다고 하니 많이 슬프다", "내 자식을 떠나 보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지만 푸바오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응원하겠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푸바오 성장 과정 첫 돌잔치 사진에버랜드
푸바오의 돌잔치 모습 [사진=에버랜드]

이후 푸바오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중국에서 준비한 전세기를 타고 '푸바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와 함께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강 사육사는 모친상에도 푸바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중국행 동행을 결정, 수많은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중국은 판다 전문 수의사를 일주일 전 에버랜드로 파견해 이송 준비를 함께했다. 중국 측 수의사는 강철원 사육사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 20~30분 단위로 푸바오의 건강을 체크한다.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를 유지했으며,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췄다. 대나무·워토우·당근·물·사과 등 푸바오가 비행 중 먹을 충분한 음식과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준비했다.
 
푸바오 성장 과정 생후 50일 사진에버랜드
생후 50일이 된 푸바오 [사진=에버랜드]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를 위해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사육사들은 24시간 아기 푸바오의 상태를 세심하게 관리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1354일간 에버랜드에서 팬들과 소통했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시기에 태어난 푸바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얼굴을 알렸고, 큰 인기를 끌었다. 

사육사와 귀여운 케미를 보여주며 사육사 다리에 매달려 있는 푸바오의 모습은 유튜브 조회수 1600만회를 넘어섰다.

좌충우돌 푸바오의 행동에 다양한 별명도 붙였다. 공주같이 사랑받는다고 해서 '푸공주', '푸린세스' 등 애칭이 생겼고, 용인에서 태어난 최초의 판다 '용인 푸씨'로 불렸다. 천방지축 뛰어다녀 몸이 누런 색을 띠자 '푸룽지'로도 통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영상 속에서 푸바오를 만날 수 있다. 중국중앙TV(CCTV)는 판다 전용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재한 판다'라는 코너를 신설하고 푸바오의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강철원 사육사는 푸바오를 향해 애정어린 말을 남겼다.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해주던 푸바오,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던 우리 푸바오가 제2의 판생을 위해 먼 여행을 떠나야 하는 날이"라며 "너는 10년이 지나도 100년이 지나도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판다야.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감사하구나. 푸바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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