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의 2024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28일 축제장 얼곰이성 특설무대에서 겨울 축제 열기를 뒤로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6일부터 23일간의 열린 산천어축제는 5년 만에 누적 관광객 150만명을 넘어서며 15년 연속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코로나19 시대였던 2020년부터 지난 4년을 제외하면 5년 만이다. 누적 관광객 150만명 기록은 통산 여섯 번째다.
이에 따라 접경지역 산골 마을의 화천이라는 작은 자치단체가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점에 세계도 주목했다. 이런 관심에 대해 지역 인구의 65여 배에 이르는 관광객이 방문했다는 걸 꼽을 수 있다. 화천군 인구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2만3000명을 겨우 넘었다. 이 같은 성과는 산천어축제가 단순히 국내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외국인 관광객만 8만여 명이 넘었다. 이 역시 지역 인구를 훨씬 초과한 인원이다. 이에 해외언론들도 15년 연속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한 화천산천어축제를 보도라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뉴욕 타임스는 새해 첫날인 지난 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올겨울 아시아에서 꼭 봐야 할 축제 5곳’을 소개하며 화천산천어축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 이처럼 해외언론 20개국 72개 매체들은 산천어축제 시작부터 집중 조명했다.
축제의 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이다. 150만명을 기록한 올해는 지난 축제와 비교해 볼 때 역사상 최고의 경제효과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화천군 관계자에 따르면 “산천어축제는 화천군의 1년 농사로 매해 직접 벌어들이는 관광 수익만 수천억원 규모다.”라며 “올해 경기 침체에 따른 간접적인 경제효과까지 따지면 발생하는 수익은 상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산천어축제 기간에 지역 농업인들은 축제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고, 수많은 군민과 지역 대학생들은 일자리에 참여해 소득을 올렸다. 또 시내 상가는 관광객들로 넘쳤고, 숙박시설도 만원을 이뤘다.
산천어축제의 흥행기록은 보이지 않는 민·군·관의 합작품도 큰 몫을 해냈다. 지역 어르신들은 선등거리를 위해 2만5000여 개의 산천어등을 화천군민의 염원과 희망을 담아 직접 만들었다. 선등거리는 강을 거슬러 힘차게 올라가는 산천어를 비롯해 각종 동물의 다양한 모습이 조명으로 설치되어 있는 빛의 거리다.
또 각 사회단체 회원들이 축제장 청소, 관광안내 도우미, 시설물 점검 등의 자원봉사로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화천지역 주둔 사단은 축제 기간에 산천어축제 군장병의 날을 지정 운영해 축제 흥행에 이바지했다.
화천군은 겨울 폭우와 포근한 날씨로 얼음이 녹아내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20여 년의 결빙 노하우를 총동원해 안전한 축제를 지켜냈다. 주말도 반납한 채 축제장을 지킨 공무원들의 이런 노력에 8만여 평의 얼음판에서 이뤄진 산천어 얼음낚시터 등은 23일 동안 안전사고 없이 진행됐다.
관광객이 축제장을 떠나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최문순 군수의 솔선수범 리더십도 자치단체장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최 군수는 축제 기간에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하루에 2~3차례씩 8만 평의 얼음판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최 군수는 축제의 성공적 마무리에 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축제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분 덕분”이라며 “내년에는 더 즐거운 축제, 더 안전한 축제, 더 행복한 축제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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