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말길 바랍니다. 부디 마음과 몸을 잘 챙기고 스스로를 아끼고 또 아껴서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법정을 눈물바다로 만든 피해자를 향한 판사의 당부가 화제다.
24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박주영 판사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씨는 '무자본 갭투자'로 부산 지역 내 건물 9개를 사들여 임대 사업을 벌였는데 임차인 229명에게 전세보증금 180억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의 형을 내렸다.
박 판사는 "(A씨는) 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본인)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은 데다 피해 복구를 위한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 판사는 "험난한 세상,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기성세대로서 비통한 심정"이라 밝힌 뒤 "절대로 자신을 원망하거나 자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러분은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하고 아름다운 청년들"이며 "한 개인의 욕망과 탐욕을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는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피해자들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디 마음과 몸을 잘 챙기고 스스로를 아끼고 또 아껴서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박 판사가 말을 마치자 법정에선 일부 피해자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편 피해 청년을 향한 진심 어린 위로를 남긴 박주영 판사는 지난 2022년 6월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도 출연했던 인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2019년 자살 미수에 그친 3인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남긴 판결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역시 정의로운 판사", "피고를 일벌백계하여 피해자들에게 전체금액이 보상됐으면 한다", "바닥으로 추락해 절망뿐인 젊은이의 마음을 위로해줬다"며 감동했다는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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