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달 5~7일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사흘 연속 포사격 도발을 감행한 이후 일주일 만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문자공지를 보내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8일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약 1개월 만이다.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또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중요 군수공장을 시찰하면서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은 남북 민간 교류를 위한 각종 기구·단체 정리에도 본격 착수했다. 노동신문은 13일 김 위원장이 제시한 대남정책 전환 방침을 관철하기 위한 궐기모임이 전날 진행됐다면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 관련 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대남 국영 라디오 '평양방송'은 12일 밤부터 수신되지 않고 있으며 평양방송 홈페이지인 '민족대단결'도 접속 불가능 상태다. 평양방송은 1960년대부터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선동하는 방송을 내보냈고 '난수(亂數)'를 읽어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북한의 대화‧교류 단절과 계속되는 군사적 도발을 두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 소속 로버트 칼린 연구원·지그프리드 해커 교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문을 통해 한반도가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나치게 극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김정은이 1950년 그의 할아버지처럼 전략적 결정을 내리고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확히 언제 어떻게 전쟁을 시작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위험은 워싱턴(미국)·서울(한국)·도쿄(일본)가 평양(북한)의 도발에 대해 내는 일상적인 경고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진단했다.
또 "우리는 지난해 초부터 북한 매체에 나타난 전쟁 준비 메시지를 단순히 북한식 허풍의 일종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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