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갑진년, 게임업계 '실적 회복' 원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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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4-0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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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작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 모습 [사진=아주경제 DB]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2024년을 준비하는 게임업계의 각오도 남다르다. 작년은 네오위즈 ‘P의 거짓’,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게임의 저력을 보여준 한해였다. 하지만 기존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했던 모바일 게임의 시장 둔화가 작년에도 이어지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형사들은 이렇다 할만한 신작을 내놓지 않으며 실적 반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대형사 중 한 곳인 엔씨소프트는 작년 12월 ‘쓰론 앤 리버티(TL)’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에만 3종 이상의 신작 출시 계획을 밝히며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 역시 상반기 중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프로젝트 인조이’와 ‘블랙버짓’을 잇따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에서도 블랙버짓은 전 세계 시장에서 수백만의 판매량을 목표로 하는 블록버스터 게임으로 분류된다.
 
다른 게임사들도 작년보다 많은 기대작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한다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이는 게임사들의 외형 성장에 다시금 불을 붙이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게임사별 차별화 전략도 본격화한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리니지를 중심으로 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왕좌 수성을 목표로 했던 데서, 올해부턴 장르 다양화를 실현하는 쪽으로 전략을 크게 바꿨다. 실제로 작년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선 MMORPG를 배제한 3개 장르의 게임으로 체험 공간을 꾸렸다.
 
반면, 위메이드는 ‘미르 시리즈’로 자사가 강점을 확보한 MMORPG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시에 게임 내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같은 산업 내에서도 각사별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구하는 전략이 이전보다 더욱 명확히 갈리게 되는 셈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도 호재 중 하나다. 이는 게임사 인건비 절감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게임사 인건비는 매년 20% 내외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개발자와 삽화가(일러스트레이터)의 임금 협상력이 크게 낮아졌다. 그 결과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사의 작년 3분기 인건비가 직전분기보다 오히려 낮아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턴 그간 게임사들을 짓눌렸던 인건비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악재도 상존한다. 최근 중국 정부가 또 한 번 게임산업 관련 규제안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엔 온라인게임에 대한 하루 지출 한도 설정, 장시간 이용자에 대한 보상 금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미성년자 접근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소식이 날려진 이후 국내 주요 게임사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향후 게임사들과 협의를 통한 수정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상황을 아주 비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단순히 이러한 이유로 게임업계의 반등 기세가 꺾일 것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반대로 단순 신작 출시만으로 올해가 게임업계 회복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확정하는 것 역시 힘들다. 핵심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글로벌 이용자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올해는 모바일에선 캐주얼과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가, PC 및 콘솔(비디오 게임)은 슈팅과 액션 장르가 각각 주류를 이룰 거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타사와 차별점을 창출할 지적 재산(IP)과 개발력을 확보해 실적 반등의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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