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남극엔 하루 1만 번 넘게 조는 펭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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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진 기자
입력 2023-12-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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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수면 취하고 있는 남극 킹조지섬의 턱끈펭귄 사진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연합뉴스
미세수면을 취하고 있는 남극 킹조지섬의 턱끈펭귄. [사진=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연합뉴스]
새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평균 4초에 불과한 쪽잠으로 하루를 버티는 남극의 동물이 있다. 바로 턱끈펭귄(chinstrap penguin).

극지연구소(KOPRI) 이원영 박사와 프랑스 리옹 신경과학 연구센터 폴-앙투안 리브렐 박사팀은 1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남극에 사는 턱끈펭귄이 번식기엔 하루 1만번 이상 평균 4초간 미세수면을 통해 매일 11시간 이상 잠을 잔다고 밝혔다. 턱끈펭귄에 뇌파(EEG) 측정기, 가속도계 등을 부착해 밝혀낸 이 사실은 미세수면이 쌓이면 수면 효과도 누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사람 등 동물마다 수면 형태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턱끈펭귄은 번식기엔 한 번에 긴 시간 잠을 자지 않고 하루 종일 조는 식으로 잠을 잔다. 한 번에 평균 4초 동안 졸아 항상 깨어있는 것처럼 둥지에서 새끼의 안전을 살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은 잠을 필요로 하는데, 잠을 잘 땐 몸을 움직이지 않고 주변 환경 감지 및 반응 능력이 떨어져 포식자 공격 및 환경 변화에 취약해진다. 특히 사람의 경우 수면이 부족할 경우 졸음, 몇 초간 각성 중단, 수면 관련 뇌 활동 중단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하루 1만번 이상 4초짜리 쪽잠 자며 새끼 보호하는 남극 턱끈펭귄 사진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연합뉴스
하루 1만번 이상 4초짜리 쪽잠을 자며 새끼 보호하는 남극 턱끈펭귄. [사진=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 제공·연합뉴스]

이원영 박사는 "턱끈펭귄은 포식 위협이 큰 번식지에서 집단 번식을 하므로 항상 경계할 수 있게 수면이 파편화되는 식으로 진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박사는 "사람은 깊은 잠을 의미하는 '느린 뇌파 수면'(서파수면)에 접어드는 데 오래 걸리지만 턱끈펭귄들은 단 몇 초의 미세수면에서도 순식간에 서파수면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미세수면이 누적돼 장기간 잠을 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면 동물 종들이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한 생태 환경에 적응하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턱끈펭귄들이 번식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수면의 이점이 점진적으로 축적될 수 있고 장시간 수면의 이점 중 적어도 일부를 충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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