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ELS 사태, 반전 있을까?..."사실상 원금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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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1-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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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대량 원금 손실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지수가 한창 고점을 형성하던 재작년 청약한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품 구조 상 당시 투자한 원금의 전액 회수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도래하는 만기일 지수 등락에 따라 손실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3월까지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된 ELS 규모는 5조1100억원(공·사모 합산) 규모다.

ELS는 지수나 개별 종목 또는 이 둘을 혼합해 시세가 상품이 정한 범위 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면 청약 당시 약속한 이자를 주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발행일로부터 6개월 후 첫 조기상환심사평가일이 도래하고 그 뒤로도 3개월 내지 6개월 단위로 심사일이 찾아온다. 만기는 3년 뒤로 설정해 놓는다.

2021년 1분기 발행된 상품의 만기는 내년 1분기 도래한다. 한국투자증권이 2021년 2월 9일 출시한 '트루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 제13716회(원금비보장형)'의 만기일은 내년 2월 15일이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 보통주, 일본 닛케이(Nikkei)225지수,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세 기초자산의 시세가 만기 심사일 기준 23%를 초과해 하락하지만 않으면 연 7%의 이자를 주는 구조로 짜여져 있다. 

상품 청약 후 조기 상환에 계속 실패하다가 만기 심사일 전 지수가 전향적으로 반등해 하락률이 23% 이내로 들어온다면 연 7%에 3년치를 곱해 21%의 이자 수익을 지급받게 된다.
 
문제는 2021년 1분기 지수 수준이다. H지수는 2021년 2월 17일 1만2228.63포인트까지 오르면서 2020년 이후 최고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수는 이때를 기점으로 계속 미끄러져 현재 반토막 났다.

이달 27일에도 6000선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장중 한때 6000포인트가 무너졌지만 이내 낙폭을 줄이며 6000포인트 위로 올라섰다. 

'트루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 제13716회(원금비보장형)'의 기준가는 재작년 2월 16일 종가다. 당시 H지수는 1만2036.15포인트로 마감했다. 수익권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지수가 9268포인트 위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만약 지수가 만기일에도 현재 수준인 600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면 원금 손실률은 지수 하락률에 수렴한 50%에 달할 전망이다. 즉, 1억원을 투자했다면 500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21년 1분기 ELS 발행액이 5조원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조5000억원이 증발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1월부터 발행된 금액은 대부분 조기 상환에 실패했고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만기 상환 대상이 된다"며 "문제는 이들 종목이 대부분 만기 상환 과정에서 원금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지금은 완만한 하락 추세가 진행 중으로 아직 바닥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내년 1분기부터 발생할 홍콩 H 지수의 만기 상환은 수익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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