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IT)슈노트] 나날이 오르는 OTT 구독료에…'스트림플레이션' 신조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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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두 기자
입력 2023-11-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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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원작 한국 드라마 시리즈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홍보 포스터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원작 한국 드라마 시리즈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홍보 포스터[사진=넷플릭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이 내달 1일부터 구독료를 20% 이상 인상합니다. 영상 콘텐츠 내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구독료를 낮춘 광고형 요금제(AVOD)도 내년 1분기에 도입합니다. 모두 수익성 확대를 목표로 한 정책의 일환입니다.

국내 OTT 가운데 구독료 인상이나 광고 사업 모델을 도입하는 등 시도는 티빙이 처음인데요, 이는 올해 6월 선임된 최주희 티빙 대표가 자리에 옮긴 지 6개월 만의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최 대표가 오기 전부터 티빙은 수익성 개선 전략에 대한 내부 검토를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해외 OTT는 이미 지난해부터 구독료 인상에 나선 상황입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플랫폼인 디즈니플러스(디즈니+)는 이달부터 국내 가입자를 대상으로 세분화된 가격 정책을 적용했습니다.
 
사진디즈니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원작 한국 드라마 시리즈 '무빙' 홍보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월 9900원인 디즈니+ 기본 요금제 이용자의 동시 접속 인원을 두 명으로 줄이고, 영상 화질을 풀HD(FHD)로 낮춘 건데요. 이에 따라 기존에 가족 구성원 네 명이 고화질로 콘텐츠를 즐긴 이들은 새로 생긴 월 1만3900원짜리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해야만 합니다. 구독료가 4000원 인상된 거나 마찬가지죠.

OTT 강자인 넷플릭스도 '계정 공유 제한' 정책으로 이용료 인상 흐름에 동참했습니다. 넷플릭스서비스시스코리아는 지난 2일 자사 홈페이지에 외부 거주인 1인 자리를 확보하려면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국가 대상으로는 구독료 인상도 단행한 상황입니다. 넷플릭스는 불과 6년 전인 지난 2017년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입니다'라는 전략으로 초기 이용자를 대거 확보한 업체로 잘 알려져 있죠.

이러한 추세에 시장에선 '스트림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이 용어는 OTT 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나날이 증가하는 OTT 비용 동향을 반영했습니다. 업계는 콘텐츠 제작비로 발생한 누적 손실을 메꿔야 하는 데다, OTT 시장 경쟁이 워낙 심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가격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합니다.

사익을 추구하는 업체 입장에선 스트림플레이션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용자 측에선 경제 상황에 따른 물가 인상으로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졌는데, OTT 가격까지 올라 부담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러 OTT를 동시 이용하는 구독자들에는 OTT 가격 줄인상이 더 크게 다가오겠죠.

현재 최대 1만7000원선으로 책정된 OTT 구독료가 2만원, 2만5000원까지 오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콘텐츠 전문가는 OTT 구독 해지 이용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OTT 대신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에 결합 상품(번들)으로 묶여 할인가로 제공되는 유료방송 서비스(SO)로 고개를 돌릴 거라는 예상입니다.

가령 국내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서비스에 가입하면 유료방송과 인터넷, 인터넷TV(IPTV) 이용료를 깎아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중 결합상품(TPS)은 이용자가 단품 서비스 한 개를 해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겸 동국대 전 영상대학원 교수는 "OTT 가입·구독 개수는 이용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 심리적인 한계치가 존재한다"며 "현재는 영화 관람 등 다른 문화생활 비용보다 OTT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결국 OTT를 대체할 다른 수단을 새롭게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번들 상품으로 묶인 SO가 OTT의 강력한 대체재로 꼽힙니다. 김 연구위원은 "OTT는 원하면 언제든 구독을 해지하거나 다시 구독을 재개할 수 있어 전환비용이 굉장히 저렴한 플랫폼 중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SO는 다른 서비스와 연계해 약정이 걸려 있거나, 해지할 경우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다"면서 "(OTT 가격이 이용자의 심리적 상한선을 넘어서면) OTT 하나를 줄이는 게 더 쉽고 편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국내 일부 OTT는 이미 번들 상품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대표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 가입자는 월 구독료 4990원만 내면 OTT 쿠팡플레이를 즐길 수 있죠.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도 비슷한 사업 전략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달 초 온라인몰 11번가의 십일절 행사에서 서비스 이용권을 할인 판매한 건데요, 행사 기간 웨이브 이용권을 대폭 할인해 제공했습니다.


OTT는 
'오버 더 톱(over the top)' 약자입니다. 여기서 톱은 이용자가 TV에서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신호를 전환해주는 장치(셋톱박스)를 말합니다. OTT는 셋톱박스가 아닌 PC·모바일 등 기기에서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드라마 등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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