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동산신탁사 공매 물건 1만건 넘었다 '전년比 110%↑'…부실사업장 리스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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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11-2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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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탁사 자체 자금 투입도 9개월 만에 1.6배 불어나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개발사업 등이 좌초되며 신탁사 공매로 나온 사업부지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 악화와 공사비용 증가 등으로 중소건설사 및 사업장 부실이 커지면서 신탁사로도 위험이 전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부동산신탁사 14개사의 공매물건 건수는 총 1만320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33건과 비교해 108.5% 증가했다. 

신탁사별로는 교보자산신탁이 지난해 684건에서 올해 1649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무궁화신탁의 경우 1039건에서 1959건으로 920건이나 늘었다. 코리아신탁(824건→1522건), 신한자산신탁(574건→955건), 신영부동산신탁(258건→673건), 한국자산신탁(64건→233건), 대신자산신탁(52건→291건)도 높은 공매 증가율과 증가 건수를 보였다. 

신탁사 공매는 해당 사업이 브리지론 만기연장에 실패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이 막혀 자금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대출액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사업부지나 건물 등을 내놓는 것으로, 공매로 넘어간 현장 대부분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공매에 나왔지만 유찰이 반복되며 팔리지 않는 사업장도 많다. 무궁화신탁이 공매로 내놓은 강원 속초시 건물(5508㎡)과 토지(4910㎡)는 지난 6일 감정가 334억원의 59%인 198억원에 입찰이 진행됐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KB부동산신탁의 경기 용인시 처인구 토지 1만2837㎡는 이달 중순 감정가보다 31% 낮아진 64억4600만원에 나왔으나 유찰됐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신탁사가 대주단 역할을 하는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경우 공매 물건이 늘고 매각되지 않을 경우 타격이 크다"며 "책준형(신탁사가 대주단에게 사업장의 책임준공을 확약해 대주단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의 경우에도 시공사 부실이 발생하면 사업을 어떻게든 일으키기 위해 신탁사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공매에 실패할 경우 신탁사에 부정적 영향이 온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악화로 신탁사들의 부실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부실사업장에 신탁사가 투입하는 비용 또한 크게 늘었다. 각 사 공시 집계 결과 14개사의 올 9월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4조801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5698억원에서 9개월 만에 1.6배 불어났다. 신탁계정대여금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에서 자금투입이 이뤄지거나 책준형사업장에서 부실 위험이 커지며 신탁사가 자체계정에서 투입한 금액을 의미한다.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 부실로 연결된다. 

특히 KB부동산신탁의 9월 말 기준 신탁계정대는 5051억원으로 작년 말 2423억원의 2배 넘게 늘었다. 한국자산신탁도 작년 말 2240억원에서 4415억원으로 2배, 한국토지신탁은 5514억원에서 7948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신자산신탁의 경우 지난해 말 15억원에서 올 9월 말 821억원으로 55배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561억원에서 1546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고금리, 사업성 악화 등 건설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건설사의 부도위험이 커지며 책준형 사업을 맡은 신탁사의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탁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탁사들이 최근에는 수주를 늘리지 않았음에도 신탁계정대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업장에 자금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건설사 부실, 사업성 악화 등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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