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두 아들을 남겨둔 채 고향인 제주를 떠나 참전한 국군 전사자가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2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5사단 소속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22명으로 늘었다.
2012년 4월경 6·25전쟁 당시 다수의 개인호가 분포된 강원도 인제군 박달고지 능선 일대에서 전사자의 희생과 헌신의 흔적을 끈기 있게 추적해 온 국유단과 육군 제12사단 장병 100여 명이 경사면을 따라 발굴을 하던 중 고인의 오른쪽 넙다리뼈를 수습했다.
신원확인 과정에서는 고인의 증손자 강성문(23) 씨가 2021년도 군에 입대한 뒤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 돼 아버지와 고모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 동참을 권유한 것이 신원확인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고인은 국군 제5사단 소속으로, 1951년 4월 인제지구 전투에 참전 중 전사했다. 고인은 후대가 없는 친척에게 양자로 들어갔다. 이후 1942년, 고인의 배우자인 현여매 씨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아갔다. 6·25전쟁이 발발하고 낙동강 방어 전선이 구축되자 고인은 1950년 9월 제주에 있는 제5훈련소로 자진 입대했다. ‘인제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1951년 4월 27일, 27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전사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군포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에 손자 강철진(54)씨는 “해군 부사관으로 월남전에 참전하신 아버지께서 할아버지 유해를 한평생 기다리다 눈을 감으셨는데 이제라도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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