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술 자립에 우리 수출 부진 장기화... "차별성 확보해야"

산업연, 대중국 수출부진 원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 발간

중국 중간재 자급률 높이면서 한국산 경쟁력 상대적 하락

고기술·고부가가치 중간재 지속 개발로 차별성 확보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기술 개발 중심의 수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산업연구원은 '최근 대중국 수출 부진 원인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대중국 수출 부진 원인을 구조적 요인과 수요적 요인으로 나눠 분석했다. 구조적 요인은 △중국 중간재 자급률 상승과 한·중 경쟁력 격차 축소 △중국 수입시장 내 한국 경쟁력 약화 등을 꼽았다. 수요적 요인으로는 △중국 경기회복 지연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등이 있다.

보고서는 그간 구조적 요인이 작용해 왔으나 2022년 이후 수요적 요인이 더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수출 부진 고착화에 대비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2023년(1~9월 누적) 9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간 교역이 어려움에 직면했음에도 전년보다 부진하다.

수출 부진 구조적 요인을 먼저 살펴보면 중국은 산업 고도화로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해 중국산 중간재 자급률을 높였다. 산업연 분석 결과 이러한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 상승은 한국산 중간재 수입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한·중국의 수출경쟁력을 기술 수준별로 살펴보면 중·고위기술과 중·저위기술 산업에서 한국은 중국보다 비교우위에 있다. 하지만 격차가 축소되는 추세다. 이에 한국산이 중국산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 시장점유율은 2015년 10.9%에서 2023년 6.2%로 감소 중이다. 같은 기간 주요국과 비교해 축소 폭이 크다. 특히 디스플레이·전지·자동차·석유정제 등은 점유율이 하락해 중국의 수입선 다변화 가능성과 함께 수출 경쟁이 치열해졌다.

수요적 요인을 보면 우선 중국 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중국 수출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중국 수출 부진은 글로벌 IT 경기 침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글로벌 IT 경기 침체로 반도체 등 대중 수출 주력 품목이 특히 부진하다.

산업연은 2022년 이전에는 구조 요인의 영향이 컸으나 최근에는 수요 요인이 가세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산 중간재 비중 감소로 인한 생산구조 변화는 2022년 이전 전 세계 수요변화를 통한 수출 증분을 상쇄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투입구조 등 기술 요인은 단기간에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기에 수출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은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최근에는 수요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에서 한국은 여전히 경쟁력 우위에 있고 중국 자급률도 낮다. IT 경기가 개선되는 경우 수출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산업연은 보고서를 통해 "대중국 수출 부진 고착화를 막으려면 우리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 점검과 지원방안 수립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중국 자급률 상승에 대응이 필요하며 특히 고기술·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지속 개발해 중국산과 기술적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연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시장 다변화로 대외 여건 변화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 구조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