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등세를 타던 서울 아파트 시장에 최근 심상찮은 지표들이 나타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뒤 투자하겠다는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북구 아파트 가격이 14주 만에 하락 전환됐고 다른 자치구 가격 상승 폭도 줄어드는 등 가격 숨고르기가 나타나고 이달 아파트 매매량 또한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정책대출 중단으로 매수자 자금력이 떨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서울 아파트 시장 상승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958건으로 지난 9월(3340건)과 비교해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4월 3186건을 시작으로 지난 9월(3354건)까지 6개월 연속 월평균 3000건을 넘어선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급감한 수치다. 부동산 거래 절벽에 심화된 지난해 12월(885건) 수준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아직 10월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남은 상태여서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달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최근 상승 폭이 들쑥날쑥하며 변동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서울 지역은 0.07% 올랐으나 전주(0.09%)에 비해 상승 폭이 줄었다. 특히 강북구는 이 기간 0.01% 내리면서 지난 7월 첫째 주 이후 14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강북구와 함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 포함되는 노원구도 보합(0.00%)으로 전환하며 상승세를 멈췄고 강북구도 같은 기간 0.05%에서 0.03%로 상승 폭이 줄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시장에서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 거래 희망 가격 격차가 벌어지면서 관망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부 정책대출 등으로 인해 늘어났던 거래량이 일반형 대출 중단 등으로 다시 감소하기 시작했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이 심화되고 금리 인상 이슈도 여전히 남아 있어 실거주 수요가 전세로 넘어가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집값이 반등하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인 것도 매수 심리가 낮아지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매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조금 지켜보고 매수를 하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전세로 살면서 언젠가 올 금리 인하 시기 등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가 주춤한 사이 매물 또한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도 물량은 7만7557건으로 이달 1일 7만2154건과 비교하면 7.5%나 늘었다. 올해 초 5만513건보다는 53.5% 증가한 수치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급매물 소진, 특례보금자리론 중단, 고금리 지속 이슈 등으로 매수자로서는 자금 조달 허들이 높아지고 있다”며 “회복되던 아파트 거래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