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2%대 역전에도 부작용 미미..외인 투자금은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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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09-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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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역전차 석 달째....환율 1320~30원대 일단 '안정세'

  • 8월 외인 증권투자자금 2조원 이상 빠져나가…환율도 '꿈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치(2%)에 도달했지만 원·달러 환율 급등세 등 당초 우려했던 부작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어 향후 금리 역전차 추가 확대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시장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일 대비 1.6원 오른 1330.1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하락한 1328.2원으로 출발했으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경계감에 장중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5.14로 전일 대비 소폭 하락(-0.07%)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12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들어 1320~133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환율 연 고점은 지난달 21일 기록한 1342.6원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강달러 흐름 속에 1400원대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 하락했다. 미국 통화긴축으로 달러 공급이 줄면서 치솟았던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둔화로 서서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한은이 기준금리 5연속 동결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린다면 한·미 금리 차가 최소 2.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 안정세가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덕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은이 지난 5일 발표한 '2023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83억 달러로 전월 말(4218억 달러)보다 35억 달러 줄어들었다. 이는 5월 말 이후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한은은 그동안 한·미 금리 차 확대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국내 경제 기초체력이 과거와 달라진 만큼 한·미 금리 차 확대가 곧 '자금 이탈'이라는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다. 그러나 이미 역대급으로 벌어진 금리 역전이 추가로 확대되면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변동 폭 확대와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조짐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자금은 각각 9억1000만 달러, 7억9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총 17억 달러(약 2조2520억원) 빠져나간 것이다. 올 2월부터 '사자'를 유지했던 외국인들이 지난 1월(-3억4000만 달러) 이후 7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미 금리 차 역전과 관련해) 다행스러운 점은 세계적으로 미국 연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 번(0.25%포인트)가량 인상하고 그다음에는 멈출 것이라는 견해가 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린다면 저희가 대책을 세워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방향성을 보고 외환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대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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