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엔화 가치 10개월래 최저…국내 수출 기업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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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권성진 기자
입력 2023-09-0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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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 유가 급등 여파에 강달러·엔저가 되살아났다. 엔화 환율이 150엔에 근접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수출 타격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104.80을 돌파하며, 지난 3월 이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147.82엔까지 오르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엔화 가치가 10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말까지 원유 감산을 고수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유 수출 감축 조치를 유지하겠다는 러시아의 깜짝 결정에 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되살아났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통화정책전환) 기대 하락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달러는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했다.
 
최근 침묵을 지키던 일본 통화당국이 환시 개입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외환시장의 투기적 움직임을 지적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면 정부는 어떤 선택도 배제하지 않고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엔화 하락은) 기업과 가계에 불확실성을 가져오며, 이는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BOJ)은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다카다 하지메 BOJ 정책위원은 "우리는 인내심 있게 현재의 대규모 통화 부양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유가 상승으로 촉발된 강달러·엔저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높아진 것도 이 같은 환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전날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이전 예상치인 20%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같은 강달러·엔저 전망 속에 국내 기업들의 수출 타격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달러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해야 하는 중간 무역 구조상 수입 가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엔저의 경우, 일본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과 경쟁이 치열한 소재, 산업재 등의 영역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달 '엔화 환율 변동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 금액은 0.1% 감소한다고 밝혔다. 현재의 강달러·엔저 환경을 마음 편히 바라볼 수 없는 이유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엔 환율이 달러 당 150엔까지 올라야 일본 통화당국이 외환 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금융 서비스 기업 모넥스의 소마 스토무 채권 및 통화 트레이더는 “실제 개입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150선을 실제 개입이 이뤄지는 문턱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탄력성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이상으로 장기간 유지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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