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무관심 속 '경쟁 생태계' 무너진 가상자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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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7-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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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비트 시장 점유율 90% 육박···낮은 수수료율·유동성·편의성

  • 카운터파티 빗썸 10% 점유율 붕괴···여타 거래소 '생존경쟁'

  • 행정적 편의에 무관심한 관리에 자본투입 여력 극단적 격차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 경쟁 체계를 과점으로 지목하고 새 플레이어 진입을 통한 경쟁 확대에 열중하고 있지만 국내 가상자산시장 생태계는 '1위'만 살아남는 독점적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국내 코인시장을 양분했던 빗썸 점유율도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제도권 진입을 앞둔 가상자산 시장이 당국의 무관심 속 독점 시장이 형성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업비트 거래량(24시간 기준)은 21억171만 달러를 기록해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원화 거래소 전체 거래량(23억8915만 달러)의 88%를 차지했다. 1년 전만 해도 업비트의 점유율은 70%대에 머물렀으나, 업비트의 시장 지배율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달 말에는 92.6%까지 치솟기도 했다.

업비트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빗썸도 1년 전 20%대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2억2915만 달러, 9.6%)로 추락했다. 이어 코인원이 약 2.1%(5077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코빗과 고팍스가 각각 0.2%(433만 달러), 0.1%(319만 달러)에 머물렀다. 

거래소 간 점유율 격차가 이처럼 벌어진 배경에는 낮은 수수료율과 풍부한 유동성, 편리함 등이 꼽힌다. 현재 업비트는 가상자산 거래에 따른 수수료율로 0.05%를 부과하는 반면, 빗썸은 일부 가상자산을 제외한 대부분 0.25%의 수수료율로 업비트의 5배 수준이다. 여기에 업비트는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으로 꾸준하게 인력·자본을 투입했고, 편리성까지 경쟁사를 압도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이 같은 코인시장 쏠림 현상에 한몫 거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 2021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원화 계좌 계약을 체결한 거래소들에게만 영업을 허용할 때에도 업비트는 거래소 중 최초로 통과해 선점효과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북은행과의 원화계좌 계약 체결이 무산된 고팍스도 법인자금 등 상당한 자금 유출을 겪어야 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1단계 입법으로 불리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해 내년 7월부터 제도권 진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제도화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은 잇따라 사건·사고가 터지는 가상자산 시장을 관리 하에 두는 것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이는 곧 업계를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비트와 여타 거래소 간 자본투입여력은 극단적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금융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부는 괜스레 일을 만들어 키우지 말자는 주의가 강하다"면서 "특히 최근 각종 좋지 않은 사건·사고가 이어지는 가상자산 시장을 눈엣가시로 보고 있다. 당국은 제도권 진입을 앞둔 시장 상황을 최대한 멀리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독점적 지위에 따른 폐해를 막고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금융당국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업비트가 갖는 영향력이 막강해 어떤 문제를 제기해도 공론화하기 쉽지 않다. 당국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독점 시장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체력이 좋은 플레이어들이 많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더욱 전향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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