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1군 브랜드 신뢰도...속타는 건설사, 더 속타는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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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7-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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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재시공이 결정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면 재시공이 결정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형 건설사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1군 아파트 브랜드를 선택한 조합들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 품질 저하는 안전과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향후 집값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차선책으로 중소형 건설사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아 애꿎은 조합원들만 '울며 겨자 먹기'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낸 GS건설을 시공사로 선택한 조합들은 최근 안전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 삼호아파트는 당초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 어렵게 계약을 해지하고 올 초 GS건설로 시공사를 바꿨는데 이번에 GS건설에서도 사고가 발생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 동요가 커진 상황이다. 
 
안양 뉴타운맨션 삼호아파트 재건축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3층 규모 공동주택 26개 동에 아파트 272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8124억원 규모며 오는 9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광주 사태 이후 시공사를 GS건설로 교체하면서 전화위복이 되나 했는데 이번에 다시 비슷한 사고가 터져서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다시 (시공사) 교체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GS건설에 후속 대책을 철저하게 마련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해당 사고 이후 상계주공10단지 시공사 설명회를 취소한 데 이어 오랜 시간 공들였던 노량진 1구역에서도 민심을 급격하게 잃고 있다. 노량진 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재개발 1~8구역 가운데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지하 4층~지상 33층 28개 동에 2992가구 규모며 총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한다. 이 밖에 부산시민공원주변재정비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권도 조합과 공사비에 대한 이견이 커지면서 최근 시공권을 반납했다.
 
건설업계도 시공능력 5위인 GS건설 사태에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크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GS건설 사고 후 내부 안전관리 문화는 물론 정부 감독도 훨씬 강화됐지만 현장을 100% 통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업계 전체가 좌불안석"이라며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함께 최근 3년간 지은 아파트에 대한 안전 우려가 확산되면서 경영진도 이번 위기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사고가 난 대부분 건설사가 1군 브랜드여서 이들을 '보이콧'하더라도 실질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중견 건설사는 브랜드 파워가 약해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이익이 낮고, 지방 미분양에 따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문제, 자금 조달,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공기 지연 등 각종 리스크에 취약하다. 송파구 A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자이에서 사고가 났다고 이름 없는 브랜드를 강남 한복판에 갖다 놓자고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잘못은 건설사가 했는데 벌은 애꿎은 조합원들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상위 3~4개 건설사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소비자 선택지가 많지 않다"면서 "특히 요즘에는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수주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다 보니 조합도 치명적인 안전 문제가 아니면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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