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최고 랜드마크·명품단지로"… 고급화 경쟁 치열한 압구정3구역 설계 수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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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롬 기자
입력 2023-07-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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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구 [사진=박새롬 기자]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구. [사진=박새롬 기자]

"시대를 초월하는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 단지이자 조합원들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명품 주거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설계비 약 3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3(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 수주전이 본격 시작됐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과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은 지난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7차 아파트 단지 내에서 설계 홍보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일 찾은 전시관은 32도가 넘는 무더위와 함께 주민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전시관 내부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벼 종종걸음으로 겨우 이동이 가능했다. 두 부스 가운데 위치한 접수·대기 공간조차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방문객만 300명에 달했다. 홍보관 진행 담당자는 "오픈 시간(10시) 전 아침부터 주민들이 이곳(대기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엔 아예 꽉 차 있었고, 지금은 조금 빠진 상황이어서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박새롬 기자]
지난 1일 압구정3구역 단지 내 해안건축의 홍보 전시관 입구. [사진=박새롬 기자]

"여기 봐봐. 우리 집 정말 좋아진다. 그치?"

자녀를 데리고 온 중년부부부터 노부부, 어린아이까지 방문객은 제각각이었지만 기대에 찬 눈빛은 다들 비슷했다. 주민들은 가구별로 실사용 면적이 얼마나 확장되는지, 위치와 조망이 어떻게 달라질지 등에 대해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오상필 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이사는 "단지 내 중앙관통도로가 어떻게 설계되는지, 한강조망과 통풍이 얼마나 잘 되는지, 전용면적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이 주민들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포인트"라고 전했다. 

해안건축이 제시한 '하이그로브 압구정(HIGH GROVE APGUJEONG)'은 영국 왕실 별장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단지를 지면에서 8m 들어올렸고, 단지를 둘러싼 숲과 시냇물을 조성해 전체를 약 20만㎡(축구장 28배) 규모의 '하나의 큰 공원'으로 디자인했다. 어느 동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앙집중형 커뮤니티센터 배치도 특징이다. 

해안건축사사무소 측은 "한강을 바라보고 숲을 걸으며 문화를 향유하고, 고품격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명품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런던 리조트·호텔 전문 디자이너, 세계적 조경·조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비사업은 서울시와 구청의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는 어려운 사업인데 우리는 서울시 부시장, 강남구청 국장 출신 정비사업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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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압구정3구역 설계 홍보전시관에서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가운데)가 주민들에게 설계안 콘셉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새롬 기자]

희림건축은 '더압구정(THE APGUJEONG)'을 통해 조합원 전체 전용면적 110.4% 확장안과 공공보행통로 '논현로변 우회 변경'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희림 측은 "서울시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일 뿐"이라며 "공동주택용지엔 360%, 준주거용지엔 500% 용적률을 제안해 주민 분담금을 최소화하겠다"고 홍보했다. 

희림은 호주 멜버른,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랜드마크, 압구정 갤러리아 등을 설계한 글로벌 건축그룹 'UN스튜디오'와 협력했다. 청담 삼익아파트와 신반포 4차 재건축 설계를 맡았던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해안의 '하이그로브압구정'과 희림의 '더압구정'의 콘셉트는 달랐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바로 차별화, 명품화를 통해 압구정3구역을 국내 최고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시설 고급화와 전 가구 한강조망과 남향 배치로 미래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압구정3구역 프로젝트에 사활을 건 듯 양사 모두 최고경영자가 출동해 부스를 오랜 시간 지키며 조합원들의 질문에 응대했다. 

윤세한 해안건축 대표이사는 "해외를 나가봐도 아파트, 상업시설을 우리나라만큼 잘 만드는 곳이 없다. 여태까지 좋은 아파트들이 많았지만 압구정3구역을 서울시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단지로 만들어 국내 건축설계업계의 본보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영균 희림건축 대표이사는 "다른 곳에 없는, 압구정3구역에만 적용될 평면을 개발해 특허를 낼 것"이라며 "외부에 24시간 개방될 우려가 있는 공공보행통로를 단지우회로 변경 제안하고, 조합원 단지와 임대주택을 분리해 압구정 주민들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들은 15일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설계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압구정3구역은 특별계획구역으로 구성된 압구정 1~6구역 중에서도 가운데에 위치하고 가장 덩치가 커 대장주로 평가받는다. 예정된 초기 설계금액만 300억원에 달해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압구정2구역은 3파전(DA건축·삼우·ANU) 끝에 지난달 24일 DA건축이 선정됐다.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을 모티브로 디자인될 예정이다. 압구정4구역은 내달 7일부터 설계 홍보전시관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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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림건축의 '더압구정' 설계 조감도 [사진=희림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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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건축의 '하이그로브압구정' 설계 조감도[사진=해안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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