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 中 총리, 하계 다보스포럼서 '디리스킹'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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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원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3-06-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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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개막 연설 중인 리창 중국 총리[사진=AP·연합뉴스]



리창 중국 총리가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추진하는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동시에 중국 경제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27일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중국 천진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 하계 연례회의(이하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 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주도 하의 디리스킹에 각국 정부가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 총리는 "최근 수년간 일부 사람들이 세운 무형 장벽이 확대되면서 세계를 파편화, 심지어는 갈등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적 이슈의 정치화에 반대해야 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미국 주도 하의 서방 세계가 중국을 제외하고 공급망을 재편하는 디리스킹을 추진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서방이 주장하는 디리스킹 역시 일종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라고 주장하며, 각국 기업들에게 중국과 연계된 공급망이 리스크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리 총리는 지난 주 독일 방문에서도 현지 기업들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다.

리 총리는 "그러한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고, 또 가장 잘 분별할 수 있는 것은 기업들"이라며 "정부와 유관 조직들이 과도하게 간섭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히려 리스크의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거나 이념적인 도구로 변모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내수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면서, 올해 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을 달성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고품질 성장을 이어가리라는 것에 대해 "충분히 확신하고, 또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양책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내수를 확대하기 위해 추가적인 실용적 조치를 도입할 것"이라며 "중국 2분기 성장률은 1분기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작년 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올해 연초에는 소비가 살아나며 경제가 회복세를 보였으나, 2분기 들어서는 소비가 주춤해진 가운데 경제가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주요 기관들이 제시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5% 초중반대로 내려온 상태이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가 근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위안화 환율이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반 만에 달러 당 7.2위안을 넘어선 것도 중국 경제 둔화를 방증하고 있다.

리 총리는 전날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과의 회동에서도 디리스킹에 대한 비판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소위 '의존도 감축', '디리스킹'은 본질 상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고 이데올로기화하는 것으로 세계무역기구가 주창하는 자유 무역과 비 차별이라는 기본 원칙에 어긋날뿐 아니라 다자 무역 체제의 권위성 및 유효성과 충돌한다"며 "이는 경제 규율에 위배될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에 혼란을 초래해 최종적으로는 세계 경제 회복의 진전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4년 만에 열리는 올해 하계 다보스포럼은 '기업가 정신: 글로벌 경제의 원동력'이라는 주제로 27~29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전 세계 90개국에서 1500명 이상의 정·재·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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