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發 인하 압력 후폭풍] 돌고 돌아 다시 소주로?…우유·치킨·커피업계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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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6-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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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에 라면업계 이후의 다음 기업들이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대부분 품목들의 가격 인상 요인은 충분한 만큼 가격 인상을 고려했던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가격 인상과 관련해 가장 먼저 언급되는 품목은 소주다. 이미 지난 3월 1000원 인상 논란을 겪은 주류 업계는 다시 가격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10개 주정 제조회사의 주정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한주정판매는 지난 4월 소주의 원료인 주정(정주)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주정은 쌀이나 보리 등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만드는 소주의 주원료다. 지난해에도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물류비 증가, 고환율 등으로 인해 주정 가격이 평균 7.8% 인상된 바 있다.
 
주류기업들은 대한주정판매를 통해서만 주정 구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 주정은 소주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주병 값도 이미 올랐다.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 업체들은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 납품하던 병값을 220원으로 22.2% 올렸다. 지난해 연말에는 병뚜껑 가격도 인상됐다.
 
원유 가격 인상으로 가격 인상이 확실시 됐던 우유업계도 고심에 빠졌다. 낙농진흥회는 이달 초부터 협상 소위원회를 구성해 원유기본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협상 가격 범위는 L당 69~104원으로 104~127원 수준이던 이전 대비 상승 폭이 낮아졌지만, 가격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소위원회가 조정한 원유 기본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 1일부터 적용된다.
 
우유를 비롯해 커피·치킨 등 다른 식품기업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동안 가격 인상 명분으로 내세웠던 커피원두와 대두유 시세 역시 하락하고 있어서다.
 
한국수입협회에 따르면, 커피원두 시세도 이달 1㎏에 4600원대로 1년 전보다 20%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치킨을 튀길 때 사용하는 대두유 값도 같은 기간 1842달러에서 1249달러로 내려갔다.
 
치킨 한 마리당 ‘3만원 시대’를 앞두고 있는 bhc·BBQ·교촌 등 치킨업계 역시 사태 추이를 지켜고 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 수수료 인하가 조금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비용 압박 요인은 가맹점의 매장운영 비용”이라며 “가격 결정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 생닭 가격도 여전히 작년보다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공업계는 상대적으로 원유 인상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공 형태에 따라 원료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 및 유제품이 각 제품에서 차지하는 원료 비중은 유가공품(우유·버터·치즈·발효유 등)에서 95%, 아이스크림류 59%로 높다. 하지만 빵류와 과자류에서는 각각 5%, 1%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빽다방을 비롯한 커피전문점 카페라테의 우유 함량을 예로 들어 음료 가격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흰 우유 가격이 L당 180원 올랐을 때 주요 커피전문점의 카페라테 가격 인상 요인은 1잔당 50원대 수준이었다”면서 “낙농진흥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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