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선언 30주년] 글로벌 복합 위기 속 M&A·컨트롤타워 복원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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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변경 기자
입력 2023-06-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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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업황 부진 등 여파로 삼성전자가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드는가 하면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삼성의 경영시계도 악재에 부딪혔다.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기조 아래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컨트롤타워' 부활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고 선제적인 대응으로 위기 극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당시 "오늘의 삼성을 넘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 회장 취임 8개월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M&A 성과는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2016년 11월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들여 미국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한 게 마지막이다. 벌써 6년 넘게 대규모 M&A 투자가 멈춰 있는 것이다. 삼성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면 대규모 M&A나 시설투자는 필수적인 상황인데 이를 단행할 과감한 의사 결정과 추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이 뉴삼성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부활시킬지도 관심사다. 현재 삼성 컨트롤타워는 태스크포스(TF)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 회사가 각각 TF를 꾸려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규모가 거대해 계열사 간 사업 협력과 중복 사업 조정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삼성은 2017년 2월 말 그룹 내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현재와 같이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 TF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신사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지속하려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 회장이 등기 임원에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가 실적 부진 등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빠른 의사 결정을 해줄 오너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하반기 1심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등기이사 복귀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M&A나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등 여러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이 회장 취임 초기지만 글로벌 경기 등을 감안하면 현안을 뒤로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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