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민 정신건강이 국가 경제력 좌우" 블루시그넘, 美 심리상담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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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6-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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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참여사 블루시그넘

  • 기분 기록·추적 앱 '하루콩', 해외 이용자 비율 90%

  • 美 구글 신규인기 건강 앱 10위 오른 심리상담 '무디'

  • 올해 하루콩 안정화-무디 이용자 확보 등 성장 전략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가 서울 관악 블루시그넘 사옥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구글코리아]

미국 바이든 정부는 올해 대통령 경제 보고서를 통해 국민들의 건강한 정신·신체 상태가 생산적인 국가 경제력을 결정하는 필수 요건이며 정신 질환과 약물 사용 장애가 있는 청소년·성인들은 노동 인구에 속할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최근 2~3년간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늘어 국가적 대응책이 요구되는 상황. 환자를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경제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스타트업 블루시그넘은 이용자가 기록한 본인 기분과 하루 일과 등을 기반으로 여러 활동을 추천, 향후 기분 개선에 도움을 주는 애플리케이션(앱) '하루콩'을 개발해 세계인의 정신 건강을 챙기고 있다. 하루콩은 전체 앱 이용자 가운데 89%가 해외 이용자일 만큼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다. 올해 3월 체험판으로 출시한 인공지능(AI) 심리상담 앱 '무디'는 한 달 만에 미국 구글 앱 장터가 선정한 신규 인기 건강 앱 10위에 올랐다.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심리상담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2월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1기 참여로 블루시그넘 멘토가 된 구글클라우드 소속 정명훈 파트너 엔지니어가 이를 지원한다.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와 정명훈 구글클라우드 파트너 엔지니어

윤정현 블루시그넘 대표(왼쪽)와 정명훈 구글클라우드 파트너 엔지니어. [사진=구글코리아]


다음은 윤 대표·정 엔지니어(이하 윤·정)와 일문일답.

-블루시그넘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 사명은 어떤 의미인지.

"기술로 정신 건강을 혁신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든 우울한 감정이 드는 날 이용할 수 있는 개인화된 심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시그넘은 라틴어로 '시그널(신호)'을 말하고 블루는 영어로 우울한 감정을 뜻한다. 사명은 우울한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겠다는 의미가 있고, 고온의 불꽃이 파란색을 띠는 것처럼 우울한 신호에 가장 따뜻하게 응답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앱이 큰 인기를 얻은 비결이 있나.

"각국 정서와 이용자 특색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이용자들이 직접 캐릭터 제작과 번역 작업 등에 참여하게 했다. 하루콩의 핵심 캐릭터인 '콩' 디자인을 위해 각 서비스 국가 대상으로 공모전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현지 감성에 더 적합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루콩 이용자 비율은 해외 89%, 국내 11%다. 미국 이용자 수가 가장 많고 한국이 두 번째로 많다. 미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문화가 있고 이용자들의 인당 서비스 지불 의사도 높다. 현지에서 병원이나 치료 시설에 예약 방문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서비스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일본·캐나다·호주 등 시장에서도 다수 이용자를 확보했다."

-헬스케어 서비스에서 중요한 요소가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인데.

"사업자는 개인정보 관련 법 등 규제 내용을 확인해 개인정보를 최대한 수집·저장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안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가령 데이터 암호화나 비식별화 등 보안 장치가 있다.

품질 높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 분석이 중요하지만, 서비스 목적에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AI 기술은 만능이 아니므로 활용 시 주의해야 한다. 쌓인 데이터 기반으로만 학습한 AI는 특정 유형의 사람에 편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성능도 중요하지만 책임감 있는 AI 개발에 방향성을 둬야 한다."

-이용자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보관·관리하고 있나.

"하루콩은 개인정보로 취급될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처음엔 성별·나이 등 광범위한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 등 정보는 수집하지 않다 보니 익명 데이터만 갖고 있다.

앞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게 되더라도 철저하게 보호·관리할 계획이다. 현재도 권한이 부여된 관리자만 익명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용자가 앱 회원 탈퇴 시 해당 이용자의 익명 데이터는 즉시 삭제된다."

-경쟁 상대와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

"하루콩·무디 서비스는 웰니스(wellness·건강)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사람들이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정신 건강과 밀접한 병원, 상담 센터 등 시설을 비롯해 명상, 온라인 상담 등 서비스와 술·친구 등이 모두 경쟁 상대다.

개인 맞춤 서비스가 차별화 포인트다. 한 이용자가 주로 새벽 시간대에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이 든다고 해보자.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기엔 늦었다. 당사는 이용자가 어떤 이유로 해당 감정을 느끼는지 분석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앱 서비스는 시간과 관계없이 접근이 쉽고 사람 중심 서비스보다 이용 시 심리적 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향후 사업 목표는.

"하루콩 서비스 안정화, 무디 서비스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미국 등 해외 사업을 더 공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무디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용자가 입력한 감정에 대해 심층 답변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다. 기분이 나아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예측해 알려 준다. 본인의 우울·불안함 등 기분이 언제쯤 괜찮아질지 대략적으로 알면 해당 감정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다.

올 연말 PDF 버전의 '기분백서'도 출간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생활 방식 점검 △동기 부여 △칭찬(운동 횟수 상위 몇 % 등) 등 세 가지 분야에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다."

-구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았나.

"IT 부문의 경험적 지식이나, 대규모 인프라 구축 노하우,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을 배웠다. 마케팅, 모바일 앱 개발, 디자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도움을 받았다. 프로그램 이후 1년이 지난 현재도 정 엔지니어님이 매달 멘토링을 해주신다. 팀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 구글과 블루시그넘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구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와 스타트업 캠퍼스 등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전문가를 만날 수 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 세계 업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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