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청주 공장 건설 차질···K반도체, 감산도 모자라 증설까지 올스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구변경 기자
입력 2023-05-24 19:4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건설하기로 한 반도체 공장 증설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반도체 수요가 연내 회복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공장 증설까지 연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은 위축 국면에서도 생산설비 확충을 지속하는 등 감산 전략을 단기간에 마무리하겠다는 행보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감산의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삼성전자가 돌연 감산으로 방향을 선회한 이후 SK하이닉스가 공장 증설을 중단하면서 국내 반도체 대기업이 전례 없는 위기를 앞두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던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 건설 공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M15X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SK하이닉스의 발목을 잡았다.

M15X 공장은 기존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M15 공장 바로 옆에 신규로 라인을 증설하는 공사였다. '확장(extension)'이란 뜻에서 M15X란 이름이 붙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청주에 총 세 곳(M11·M12·M15)의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공장 건설과 생산 설비 구축에만 총 15조원을 투입할 정도로 공격 행보에 나섰다. '불황일 때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경영 전략에서다. 또 당장은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2025년 업황 반등 전망에 대비해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최근 IT 수요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K반도체의 주력 품목인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3.235달러로 1년 1개월 만에 소폭 올랐던 'DDR4 16기가비트(Gb) 2600' D램의 현물 가격은 이후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현재 2.985달러를 기록했다. 주로 PC에 쓰이는 'DDR4 8Gb 3200'의 평균가격도 지난달 말 1.601달러까지 오른 후 현재 1.514달러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설비 투자와 관련해 속도 조절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산에 들어가면서 올해는 감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지만 얼어붙은 반도체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캐펙스(CAPEX·자본적 지출) 전망을 역대 최저치로 낮게 잡으면서 전년보다 50% 감축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축소된 투자 기조에 따라 (증설 계획을) 순연 중"이라며 "업황 회복 속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