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김정수 신임 애큐온저축은행 대표, '겹악재 진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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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3-05-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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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애큐온저축은행 신임 대표이사 [사진=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이 ‘대표이사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실적 부진·자본비율 악화·노사갈등·작업대출 적발 등 겹악재에 휩쓸린 가운데,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단행한 조치다. 다만 이번 결정이 확실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BPEA EQT)의 최상위 지배층에 변화가 있었던 게 변수다. 이로 인해 단기 실적 압박은 더 커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번 대표 교체를 시작으로 주요 임원이 줄줄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0일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김정수 대표이사를 공식선임했다. 이호근 전임 대표는 임기(7월)를 보장받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표 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건 ‘실적 부진’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와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1%, 51%씩 감소했고, 올 1분기에는 적자 전환했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당국 권고치(11%) 아래 수준까지 떨어져, 최근 모기업(애큐온캐피탈)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수혈받았다. 실적을 최우선에 두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눈에 밟힐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최악으로 치달은 사내 분위기도 일조했다. 노사갈등은 장기화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노조원 100명이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급기야 작년에는 금융당국에 대규모 작업대출을 취급한 사실까지 적발됐다. 현재 이로 인한 중징계를 앞둔 상황이다.
 
대주주인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 아시아 EQT는 결국 김정수 신임 대표를 소방수로 내세웠다. 김 신임 대표는 신한카드, 고려신용정보, 애큐온저축은행, 애큐온캐피탈 등 다양한 2금융권을 두루 경험한 베테랑 인재로 꼽힌다. 특히 디지털 혁신 금융에 특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김 신임 대표가 확실한 분위기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일단 그에게 주어진 기간이 길지 않은 게 제약 요인이다. 김 신임 대표의 임기는 내년 7월 말까지로 1년 3개월에 불과하다. 최근 저축은행 업황 자체가 급격히 악화한 점을 고려하면, 성과를 내기에 그다지 좋은 여건은 아니다.
 
김 대표를 시작으로 주요 임원의 연쇄 교체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스웨덴계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가 대주주인 베어링PEA(현 BPEA EQT)를 인수한 뒤 그간 주요 인사에는 특별히 관여하지 않았지만, 이번 대표 교체가 본격 개입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때마침 ‘작업성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책임이 있는 신용정책담당, 모기지 영업 담당 임원은 사임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외 전 베어링PEA 대표가 영입했던 인사들이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조직 분위기는 한층 더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김정수 신임 대표의 역량 여부를 떠나서 현재 저축은행 업황 자체가 뚜렷한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모펀드 지배 아래 있는 회사란 점에서 어려움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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