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준금리 향방] 낮아진 금리에 영끌족 기웃···가계대출 경고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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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5-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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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 3.97~5.92%···연초 대비 1%p 이상 급락해

  • 코픽스 인하에 주담대 금리 더 내려갈 듯···다시 뛰는 부채에 부정적 효과 우려

[사진=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에는 이미 긴축이 끝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에 '영끌족'을 포함한 기존 대출자들은 낮아지는 금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문제는 가계 빚이다. 정책적으로 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기도 전에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부실 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으로 연 3.97%에서 5.916%를 나타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금리 하단이 5%, 상단은 최대 7~8%에 달했던 것을 고려할 때 금리가 넉 달여 만에 급락한 것이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3.44%를 기록하면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가 기준금리(3.5%)를 밑돈 것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역대 세 번째다. 고금리 여파로 경기 침체는 물론 부동산 시장 침체도 장기화하면서 대출 잔액이 줄고 시중은행의 자금 조달 수요도 감소하면서 채권 금리가 내려선 영향이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 전망 기관들은 한은이 올해 여름께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속속 제기하고 있다.

이런 금리 하락은 '영끌'과 '빚투' 대출자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시중금리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하반기 금리를 책정한 이들은 코픽스 금리 재산정 주기인 6개월 이전까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더 이상 통화 긴축은 없을 것이라는 시장 내 기대와 함께 이달 말 출범하는 대환대출 플랫폼까지 등장하면 시중은행들 간 금리 경쟁은 더욱 가속화하고 금리도 더욱 내려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제는 가계대출도 다시 들썩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지난달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은 15조3717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9.4% 급증했다. 전월(18조4028억원) 역시 1년 전보다 86% 늘어났다. 특히 주담대 증가세가 가파르다. 은행권 전체로 넓혀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2조3000억원 늘었는데 주담대는 2조8000억원 늘었다. 향후 주담대 금리가 더 내려간다고 예상할 때 가계대출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스템과 관련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높은 가계부채 수준과 이자 상환 부담을 꼽은 바 있다. 실제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회원국 중 4위에 꼽힌다. 여기에 한국에만 있는 전세보증금까지 더하면 실질적인 가계부채 규모는 3000조원에 육박한다.

통화당국이 통화긴축 기조를 아직 마무리하지 않은 시점에 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재차 가계 빚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거시경제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과 통상 연초 대출 상환 압력이 큰 시점이 맞물리면서 가계대출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대출금리가 고점 대비 낮아진 상황에서 당분간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거시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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