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후폭풍] 7년 만의 슈퍼 엘니뇨까지...타들어가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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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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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년 만의 슈퍼 엘니뇨로 무더위 장기화 가능성 '대두'

  • 전기 요금 인상 속 국민 부담 가중..."서비스물가 자극할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때아닌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올여름 슈퍼 엘니뇨가 7년 만에 발생하는 등 장기간 폭염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가스 요금이 인상되면서다. 지난 겨울 난방비 대란에 이어 이번 여름 냉방비 폭탄까지 예고되면서 국민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7년 만의 슈퍼 엘니뇨로 무더위 장기화 가능성 '대두'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이틀간 이례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특히 16일엔 전국 25개 시도에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폭염이 이른 시기에 전국을 덮친 건 한반도를 둘러싸고 여름철에 형성되는 기압 배치가 만들어지면서 중국 내륙 지역의 뜨거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유입됐기 때문이다. 때 이른 무더위에 벌써부터 전력 수요가 늘고 있다. 

올여름 7년 만에 슈퍼 엘니뇨까지 덮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엘니뇨는 적도 인근 중·동부 태평양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 대기 순환에 영향을 끼쳐 전 지구적으로 가뭄이나 홍수 등 극단적 기상현상을 야기한다. 통상 한반도에는 폭우가 동반된다.

글로벌 기상 기구들은 엘니뇨가 임박했다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엘니뇨의 전조라 일컬어지는 켈빈파가 적도 부근에서 형성돼 따뜻한 물을 서태평양에서 동태평양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발표했고, 세계기상기구(WMO)도 보고서에서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하반기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르면 7월 엘니뇨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전기 요금 인상 속 국민 부담 가중..."서비스물가 자극할 수도"
올여름 극단적인 기상 현상으로 인한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전기·가스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날씨 요인에 따라 그 체감 정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전기요금은 3020원, 가스요금은 4400원 늘어 한 달에 총 7420원가량 더 내게 된다.

냉방비 폭탄 우려에도 전문가들은 이번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률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번 인상이 소폭 진행돼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1%포인트 올라가는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분기 한 달 반 동안 8원이 오른 건 전망이 달라질 정도로 영향이 크진 않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오는 7월에도 3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인상하게 된다면 이보다 더 상방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짚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폭염은 신선식품의 가격 인상만 부추기기 때문에 물가를 크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달부터는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체감 물가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상이 서비스 물가의 간접적인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인상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전기·가스가 필수재인 만큼 서비스 등 다른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얼마나 예상하지 못한 수준의 무더위가 오는지에 따라 그 여파가 다를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물가 자극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국민들은 여전히 고물가를 체감하고 있다.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근원물가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로 일시적인 경제상황보다 기초 경제여건을 반영한다.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4%대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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