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셋값 동반 하락하는데 월세 나홀로 '고공행진'...강남권 '국평'은 월 500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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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5-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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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조정기에 따른 집값, 전셋값 동반 하락과 별개로 월세는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대에 머물던 전월세전환율이 올 들어 5%대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 '국민 평형'(전용 84㎡) 아파트는 '월세 500만원' 시대도 열렸다. 
 
11일 KB부동산 월간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14%로 나타났다. 지난 3월 4.08% 대비 0.06%포인트 오른 수치로 2019년 10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 1월 3.84%, 2월 3.98%, 3월 4.08%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4월 수치(3.18%)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무려 0.96%포인트 상승했다.

인천도 지난해 4월 4.50%에서 올해 4월 5.55%로 1년 만에 1.0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도 3.98%에서 5.17%로 1.19%포인트 상승했다. 인천은 2020년 8월 이후, 경기도는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의 월세 변환 비율을 의미한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을수록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월세 부담액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전월세전환율이 5%일 경우, 세입자가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1년 동안 부담하는 금액은 500만원 수준이다. 월세로 환산하면 약 42만원 정도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인 5억7432만원(KB통계 기준)을 보증금 1억원에 월세로 환산(전월세전환율 4.14% 적용)할 경우 임차인이 부담할 월세는 약 164만원이다. 요즘 '웬만한 서울 아파트 월세는 백만원이 넘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84㎡는 지난 2월 보증금 2억원, 310만원에 월세 계약이 체결됐지만 4월에는 동일면적이 보증금 5억원, 185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엘스 인근 J중개업소 대표는 "이 단지 1억원당 월세 시세가 350만~36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게 체결된 편"이라면서 "큰돈 묶이는 걸 싫어하는 임차인들이 월세, 반전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미 '월세 500 시대'도 열리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4월 보증금 1억원에 580만원, 3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660만원에 월세계약이 체결됐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역시 지난 3월 보증금 1억~2억원에 월세 480~530만원에 계약이 다수 체결됐다. 
 
월세 시세가 상승하는 데는 고금리 여파와 함께 임차인들의 '전세 포비아' 확산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집값 하락에 따라 전셋값도 동반 급락하면서 역전세난에 따른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리가 5%대를 넘어서면서 이자가 월세를 역전하는 상황이 오자 수요자들이 목돈과 임대료 부담이 덜한 월세로 갈아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사기 이슈로 소형면적의 경우 월세를 선택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보유세, 중개보수, 감가상각비 등 월세 운용의 매몰비용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월세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월세는 세입자 입장에서도 세액공제 등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에 더 선호되는 거래방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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