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소라 칼럼] 하반기 반등 낙관론 '흔들' ….우리 경제정책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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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라 KDI 전망총괄
입력 2023-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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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라 KDI 전망총괄]



 
올해 초 국내 경제전망에 대해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대부분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예측했다. 이는 경제가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더욱 좋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기관별로 회복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의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시각은 같다. 가장 최근 발표된 KDI의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상저하고 흐름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인 1.8%를 0.3%p 하향 조정한 1.5%를 발표하였다. 한국은행, 기재부도 하향 조정을 예고한 바 있으며 그 외 기관에서도 점차 하향 조정되는 추세이다. IMF도 4월 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하였다. 이처럼 주요 기관에서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경제 회복은 가능한 것일까. KDI 전망을 살펴보기 전에 현재 경제 상황부터 짚어보도록 하자.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말 큰 폭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수출이 위축되며 제조업 중심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1·4분기 속보치를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로 소비와 투자가 각각 4.5%, 3.2%를 기록하였으나 수출은 –3.0%로 내수와 수출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은 위축된 반면 서비스업은 높은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별 차이는 수출과 내수 차이를 어느 정도 설명하고 있다. 소비 여건은 고금리 등으로 제한적인 상황이지만 국내외 여행수요가 증가하며 민간소비 회복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서비스업 생산의 높은 상승세와 관련이 있다. 코로나 기간 크게 위축되었던 여행 수요가 반등하며 서비스업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어 관련 산업 고용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한편, 투자는 제조업 경기 부진 및 고금리로 인한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4월 3.7%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근원물가는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유지되며 여전히 4% 내외로 경직적인 모습이다.
대내외 경제 상황을 비추어 볼 때 그동안 우리 경제 성장세를 주도해왔던 반도체 부문의 수출 위축으로 국내경제는 상반기에 크게 둔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하반기 경제 회복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금번 KDI 경제전망의 주요 전제는 다음과 같다.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이므로 경제전망을 위해서는 대외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IMF에서는 세계 경제가 전년도(3.4%)에 비해 하락한 2.8%를 기록하고, 2024년에도 낮은 성장세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국의 긴축기조가 유지되며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하방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국의 긴축기조 등으로 인한 원유 수요 둔화,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유가는 전년도에 비해 하락한 배럴당 76달러를 기록할 것을 전제하였다. 원화 가치도 최근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음을 가정하였다.
이러한 대외 여건하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상반기에 0.9%, 하반기에는 2.1% 성장에 그치며 연간으로 1.5%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망치 하향 조정은 대외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며 국내 수출 회복세가 지연될 가능성 때문이다. 경제전망 수치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단기적인 경기 변동과 구조적인 경제의 추세 변화를 구분하여야 한다. 예컨대 글로벌 가치 사슬 변화나 인구 고령화는 경제 추세 변화와 관련이 있지만 코로나 위기 이후 펜트업 수요 회복은 일시적인 경기 변동과 밀접하다. 따라서 하반기 2.1%는 전년도 하반기 부진의 기저효과도 있으므로 해석에 유의하여야 한다. 올해 연간 1.5% 전망은 잠재성장률(약 2%)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세를 밑돌고 있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의미한다. 즉, 하반기 국내 경제 회복은 단기적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며 이는 대외 수요 개선의 정도와 그 시기에 달려있다. 따라서 향후 대외 여건의 변화는 이번 전망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하방 위험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반도체 부문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거나 올해 하반기에도 가시화되지 못할 경우에는 수출 회복 지연으로 국내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다. 또한,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제한적일 경우에는 우리 경제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지속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도 여전히 하방 위험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앞으로의 재정, 통화, 금융의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자.
재정정책은 현재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2022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5.4%로 2021년(4.4%)보다 적자폭이 확대되며 재정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내수를 보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양호한 고용 여건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인 경기부양 대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대응 여력 확보를 위한 효율적 재정 운용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 목표(2%)로 회귀하는 모습이 가시화될 때까지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4.2%)보다 하락한 3.7%를 기록하였으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전월과 같은 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공급 측 물가 상승압력은 축소됐지만 서비스업의 높은 증가세와 더불어 수요 측 물가 상승압력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화정책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안정목표에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금융정책은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응 여력을 점검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에 도입된 비상 금융 대책들에 대한 정책을 정상화하여 부실자산 정리를 통해 부실 누적위험 방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개별기업 혹은 개별 금융기관의 부실이 시스템 위험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낮은 경우라면 정부 정책 지원을 지양하는 것이 경제 전체의 역동성 강화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필자 주요 이력  

△워싱턴대학교(UW)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전망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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