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혁신 스타트업이 한국 경제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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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입력 2023-05-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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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부행장)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IMF는 작년 7월 발표한 WEO에서 한국의 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후 연속 4차례 낮추면서 총 0.6%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재작년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개한 ‘2060년까지의 재정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잠재성장률은 2030~2060년 연간 0.8%로 추정된다. 이는 OECD 38국 중 꼴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고령화, 인구감소, 생산성 둔화로 국가 경제의 중장기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잠재성장률이 멈추게 되면 경제 활력은 급속도로 떨어진다.

한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 속에서 새로운 해법은 없을까? 해법은 혁신 스타트업에 있다. 혁신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제2의 벤처투자 붐으로 활성화됐던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는 한국 경제의 저성장 극복, 고용 창출의 차세대 동력으로 평가됐다. 기술력을 갖춘 혁신적인 벤처·스타트업은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한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심화되고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벤처투자 시장에 혹한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1월 3.7% 수준이던 한국의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같은 해 5월 5.4%를 기록하며 5%대에 진입했고 그해 7월에는 6.3%까지 치솟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9개월 연속 5%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지난해 1월 1.25%로 0.25%포인트 오른 뒤 급등세를 유지하며 지난 1월에는 3.5%까지 올랐다.

여기에 최근 미국 벤처 전문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국내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 움직임이 겹쳤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됐고, 벤처·스타트업 자금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과 펀드 결성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3%, 78.6% 급감했다. 벤처·스타트업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나아가 국가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벤처‧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활성화가 시급하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20일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벤처·스타트업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방안을 담은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 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창업 초기 자금난을 겪는 시기인 이른바 ‘데스밸리’를 힘겹게 넘고 있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3~7년차 중기 기업에는 융자와 후속 투자를, 7년 이상 후기 기업에는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촘촘한 정책을 구성했다.

정부의 이번 지원 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과 민간자본의 적절한 조화가 중요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시장을 조성하는 정책형 벤처캐피털(VC)과 안정적 유동성을 공급하는 민간 VC 간 협업으로 견고한 벤처투자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초기 혁신 스타트업에 특화된 벤처자회사를 설립해 금융지원 외 컨설팅, 네트워킹 등 비금융 지원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국회에서도 벤처·스타트업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이 있었다. 성장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벤처업계의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처럼 벤처‧스타트업의 건강한 투자 생태계가 하나하나씩 만들어지면 지속 가능한 경제도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침체되고 있는 국가 경제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혁신 스타트업의 성장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벤처투자 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스타트업의 끊임없는 혁신으로 국가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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