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다"...롯데월드타워 2917개 계단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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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3-04-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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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물산 롯데월드타워 '2023 스카이런' 수직마라톤

  • 5세 아이부터 81세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불문 참가

  • 4년 만에 노마스크 대회로 진행…역대 최대 규모 참가

롯데월드타워 수직마라톤 참가자들이 '2023 스카이런' 스타트라인에 서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지난 22일 오전 한눈에 보기도 힘들 정도로 아찔한 높이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오르기 위해 운동복을 입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롯데월드타워 수직마라톤대회 '스카이런'에 참가하는 사람들이다. 스카이런은 롯데월드타워 1층부터 123층까지 뛰어서 올라가는 대회다. 

기자도 이날 수직마라톤에 직접 참여했다. 현장에서 티셔츠 앞에 출전번호를 붙이고 출발 시간을 기다렸다. 계단실이 좁은 만큼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한 조에 4~5명씩 출발했다. 

목표 지점인 123층에 도달하려면 2917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체력 안배를 위해 초반에는 계단을 천천히 올랐다. 점차 호흡이 가빠질 때쯤 22층 피난구역이 나타났다. 벌써 목이 바짝 마르고 123층까지 올라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다. 동료들과 직원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목을 축인 뒤 다시 발걸음을 뗐다.

타워 22층, 40층, 60층, 83층, 102층은 피난안전구역이다. 이곳에는 참가자들에게 물과 음료를 제공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다.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 대비해 응급구조사가 상주하면서 의료 지원도 제공했다.
 

스카이런을 시작하는 계단 1층(왼쪽)과 102층 피난안전구역에서 참가자들이 물과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네 번째 피난안전구역인 83층에 오르니 체력에 한계가 느껴졌다. 이전 층보다 쉬고 있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마지막 피난안전구역 102층을 지나니 1분이라도 일찍 도착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계단을 두 칸씩 성큼성큼 올랐다.

117층에 도달하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 마지막 고비를 넘기고 123층에 도착하자 창밖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아 끝났다. 해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이 온몸에 퍼졌다. 

결승점을 통과하면 완주 메달을 목에 걸어준다. 결승점에 들어온 참가자들은 다들 메달을 목에 걸고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대회는 전북 군산에서 온 김찬현(24)씨가 19분 46초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김씨는 "작년에 11위를 했는데 순위가 아쉬워서 다시 참가하게 됐다"며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완주에 성공해 너무나 기쁘다. 부스 운영도 잘하고 재미있는 행사들이 많아져서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도해(40)씨, 김은혜(37)씨 가족은 12살 아들과 10살 딸아이까지 네 식구 모두 완주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이들은 50층부터 집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이씨가 딸아이를 업고 계단을 올라 완주할 수 있었다.

이도해씨는 "평소 마라톤을 취미로 하다 보니 가족끼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면서 "수직 마라톤은 계단을 오르는 것이라 평지에서 뛰는 마라톤보다 숨이 차서 훨씬 힘들었지만 가족들이 잘 따라와 줘서 기뻤다"고 말했다. 

123층 피니시 라인에서 완주 메달을 목에 건 이도해씨 가족(왼쪽), 기자와 기자 동료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다이 기자]

5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는 엔데믹 이후 4년 만에 마스크 없이 뛰는 대면 레이스인 만큼 역대 가장 많은 참가자가 지원했다. 만 5세 최연소 어린이와 81세 최고령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뜻 깊은 경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회의 목적"이라며 "롯데월드타워만의 시그니처 행사로 착한 대회, 자랑스러운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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