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속철 절대강자 현대로템…18년 독점체제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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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4-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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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도업계의 후발주자인 우진산업이 에스알(SR) 고속열차 발주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현대로템의 18년 간 국내 철도시장 독점 구조가 깨질 지 주목된다. 

국내 고속차량은 지난 2005년 프랑스 알스톰사와 제휴해 처음 KTX를 만든 후 현대로템이 줄곧 독점 생산·공급했다. 우진산전이 컨소시엄을 통해 이번 입찰에 뛰어들면서 현대로템이 독점해온 국내 고속철 시장에서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1조원 규모의 SR 고속열차 발주 사업에 우진·탈고 컨소시엄은 전날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SR은 ‘신규 고속철도차량(EMU-320) 도입 정비 사업’ 재입찰은 18일까지 실시했다. 이번 사업은 차량 구매비용만 5255억원(112량)·유지보수 비용 4750억원이 드는 대규모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대전조차장 탈선과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 등을 겪은 SR이 코레일 위탁 유지보수 체계로부터 독립하고자 추진 중이다.

현대로템은 국내 고속열차 시장에서 현대로템이 지난 18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2005년 말 코레일이 실시한 신규 고속열차 10편성 입찰에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현대로템 '한국형 고속열차(일명 G-7 열차)’가 프랑스 알스톰사의 테제베(TGV)를 누르고 계약을 따냈다.

우진산전이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지난해 고속차량 발주 사업에 대한 입찰참가 자격 조건을 완화하면서다. 기존 고속차량입찰 참가는 국내에서 고속열차를 제작, 납품했던 실적이 있어야만 가능했지만 이같은 규정을 삭제했다. 이에 우진산전이 스페인 고속열차 제조사 '탈고'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우진산전이 자체적으로 고속차량을 만든 적은 없지만 지난 50여년 간 철도차량 전장품을 제작·납품하며 기술력을 쌓아왔다. 실제로 현대로템은 2020년부터 우진산전에게 전동차 부문 점유율 1위를 내주면서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3년간 전동차 부문 점유율은 △우진산전 53% △다원시스 32% △현대로템 15%다. 최근 3년간 현대로템의 수주액이 급감한 상황이다.

우진산전은 부족한 기술력을 탈고와 협력관계를 통해 확보해 고속열차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탈고는 스페인의 동력집중식 고속열차 전문업체로,  250㎞로 달리는 탈고 250과 330㎞의 속력을 내는 탈고 에이브릴 등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덴마크와 독일, 사우디아바리아 등에 차량을 수출한 경험이 있다.

우진산전 측은 “스페인 탈고에서는 일부 기술만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고 부품도 국내에서 조달한다”고 말했다.

고속철도 분야 기술력을 쥐고 있는 현대로템이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왔지만, 이번에 우진산전이 해외 기술력을 업고 시장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우진산전이 가격경쟁력 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기술 평가에서 합격 혹은 불합격을 심사한 뒤,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게 된다.

우진산전 관계자는 "이번 SR 입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부족한 기술력은 탈고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320’ [사진=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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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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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철은 지상의 교통수단 중에서 제알 안전이 중요시 되는 교통수단인데 경험이 없는 업체가 외국에서 일부 기술을 받아서 한다니, 참으로 안전불감증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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