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 "실물 있는 부동산 조각투자, 임차인 재산 증식·도시 발전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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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3-03-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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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 대표는 "임차인과 건물주, 투자자들이 모두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STO(증권형 토큰) 시장 선점은 물론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임차인이 키운 상권의 과실을 건물주뿐 아니라 임차인도 수확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리는 것, 더 많은 사람들이 건물주가 돼 본인의 소비를 통해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 것, 이것이 '소유'가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살면서 자본주의의 극단적 폐해를 많이 목격했다"면서 "군 복무를 위해 귀국한 뒤 자원봉사 활동을 하던 성수동에서 기존 임차인들이 임대료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 발전에 따른 양극화 문제를 꼭 해결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유'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이자 갈수록 심화하는 자산 양극화를 해소할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유'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건물 6개 이상을 상장할 계획"이라면서 "임차인과 건물주, 투자자들이 모두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STO(증권형 토큰) 시장 선점은 물론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1등 건물' 만든 임차인, 건물 투자 가능해진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기술 창업 프로그램 지원으로 설립된 프롭테크 기업이다.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창업 비전 아래 부동산, 금융, 개발자 등 전문가 50여 명이 뭉쳐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론칭했다.
 
'소유'는 일종의 부동산 증권 거래소다. 고가의 상업용 부동산을 수익증권화해 개인투자자들이 빌딩을 소액 단위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했다.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부동산 투자의 높은 진입장벽과 느린 유동성을 보완했다. 일반 투자자는 최소 5000원부터 2000만원까지, 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률뿐 아니라 키테넌트(상가나 쇼핑몰 핵심 점포) 육성에 따라 매출이 오르면 임대수익도 배당한다.
 
허 대표는 "이태원, 성수동, 합정동 등 핵심 상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초창기 임차인들은 부동산 자산가치를 증식시키고 사람들이 몰리는 도시를 만든 1등 공신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도시가 발전할수록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난다"면서 "소액이라도 건물에 투자하면 임차인도 건물주처럼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재산증식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유'는 지난해 서울에서 2개, 대전에서 1개 건물을 상장했다. 안국 다운타우너(1호)를 시작으로 이태원 새비지가든(2호), 대전 창업스페이스(3호) 등 론칭 1년 만에 3개 건물을 완판했다.

허 대표는 "회사는 2018년에 창업했지만 각종 금융규제 문턱과 금융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4년여 동안 개발에만 몰두했다"면서 "지난해 6월 53억원 규모인 첫 공모 건물을 3시간 만에 조기 완판한 데 이어 연달아 3개 건물을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1년 만에 회원 수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시적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늘수록 건물 자산가치 증식···선순환 구조 구축
허 대표는 부동산 조각투자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 자본으로 건물주가 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 건물에 입점한 매장뿐 아니라 해당 동네에 방문했을 때 쓸 수 있는 바우처와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해 건물주가 되는 경험을 누림과 동시에 동네 상권 발전에도 직접 기여한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함으로써 직접 얻을 수 있는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건물을 공모하고 상장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건물주처럼 입점한 상가에서 할인이나 바우처를 받고, 반기별로 건물 주변 상권 리포트를 제공해 투자 소식을 알 수 있게 하며, 주 단위로 건물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제공하기 때문에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실제 1호 '안국 다운타우너'는 MZ세대 사이에 '핫플'로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늘고 부동산 호가가 오르면서 상장 2개월 만에 투자자들에게 임대수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태원에 위치한 2호는 용산국제도시, 정비창 개발, 용산공원 등 다양한 호재로 매각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대전에 있는 3호는 매년 5% 정도 고정 임대수익을 제공해 배당 수익을 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허 대표는 "건물과 상권 특성에 따라 임대수익을 지급하기 때문에 본인 투자 성향, 활동 반경 등을 고려해 그에 맞는 부동산을 선택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매출 연동 임대수익은 투자자들에게 상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직접 건물 방문을 유도하고, 이런 프로모션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방문객, 임차인, 건물주, 투자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태동하는 STO 시장, 성장 잠재력 무한···올해 6개 건물 상장 목표"
루센트불록의 강점은 국내 최초로 STO를 구조화해 금융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고객이 청구권 형태가 아닌 실제 수익증권에 투자해 기업이 파산하더라도 투자자가 보유한 수익증권만큼 지분을 보호받을 수 있다. 이는 부동산 조각투자에 흔히 사용되는 디지털자산 유동화증권(DABS)과는 다른 개념이다. DABS는 상업용 건물을 하나의 수익증권으로 발행해 청구권을 거래하는 구조다. 청구권 거래 중심인 구조는 실제 수익증권을 보유한 투자자들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취약하다.
 
허 대표는 "소유의 수익증권에 대한 권리, 법률적인 문제, 참여권·의결권·배당권에 대한 해석은 물론 해킹과 보안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안전장치를 철저하게 구축했다"면서 "회사가 망하거나 데이터베이스에 문제가 생겨도 투자한 수익증권은 100% 안전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STO 구조도 우리가 최초로 고안해 실행한 작품"이라며 "최초 창업에서 1호 공모 건물을 론칭하기까지 4년여 시간이 걸린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부동산뿐 아니라 미술, 조각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STO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듯 소유의 개념이 반드시 부동산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더하기 빼기를 할 줄 알아야 곱하기 나누기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부동산부터 좋은 선례를 많이 만든 뒤 시장의 신뢰가 쌓이면 차츰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루센트불록은 올해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업용 부동산 6개 이상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 대표는 "서울은 영등포, 수도권은 신도시 가운데 입지가 뛰어난 곳에 위치한 건물이 될 것"이라며 "건물 하나를 상장하기 위해서는 건물주뿐 아니라 바우처를 제공하는 임차인들도 모두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별, 직업, 연령, 소비패턴 등 치밀한 상권분석을 통해 어떤 부동산이 얼마만큼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각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투자자들은 어떤 건물에 투자해야 할지 선택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진입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도 많이 위축됐지만 내부 데이터를 보면 투자자들 가운데 20·30대가 전체 중 70%, 여성이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갈증이 높았다"면서 "부동산 조각투자는 가상화폐와 달라 실물이 있는 자산이기 때문에 하방 안전성이 높고, STO시장도 이제 막 태동기에 들어선 만큼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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