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성' 해외여행 봇물…경상수지 추가 악재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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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2-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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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경상수지 11년 만에 최저치

  • 해외여행 급증…여행수지 악화할 듯

  • "경상수지 악화, 외환시장 변동성↑"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해외여행 급증에 따른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지난해 겨우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올해는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 달러로 11월(-2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36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 경상수지는 29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 폭은 2021년(852억 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1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그래픽=아주경제 DB]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는 13억9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에 비해 적자 폭이 6억3000만 달러 증가했는데 올해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경비, 기술용역 대가 등 외국과 서비스 거래한 결과 벌어들인 돈과 지급한 돈의 차액을 나타낸다.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운송수지 흑자는 증가하는 반면 여행수지는 적자 규모가 커져 전체 서비스수지 역시 적자 행진 중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상품수지 흑자를 해외여행 증가 등 영향에 따른 서비스수지 적자가 갉아먹는 구조인 셈이다. 상품수지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흑자를 냈지만 서비스수지는 2000년 이후 줄곧 적자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3년 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경상수지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총 출국자는 139만명으로 평년 수요 대비 58% 정도였다. 여행업계는 올 1월 겨울방학과 2월 봄방학 등을 맞아 출국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여행 수요 회복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출국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1300만명에서 최대 1600만명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침체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품수지와 여행자 수요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가 맞물려 경상수지 적자 폭이 더 커지게 된다.

경상수지 악화는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지표다. 경상수지 흑자가 줄거나 적자 전환하면 외자가 빠져나가고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을 초래해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30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로 하향 조정한 근거 역시 무역수지 적자와 대외 수요 위축이었다.

당장 반도체 사이클 반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 확대를 막기 위해선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개선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11일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하면서 중국발 여행 수요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경상수지 회복이 늦어지면서 외환 수급 여건 악화가 지속되면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원화 민감도 문제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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