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시장침체에도…재건축 '수주 시계'는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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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1-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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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히려 치열해진 '눈치싸움'…한남 4·5 구역 등 각축전 예고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기조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건설업계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치솟는 공사비 원가와 업계 상황 때문에 대놓고 ‘전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눈치싸움’은 더 심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 5구역은 대형 건설사들의 자존심을 건 수주전이 예고되고 있다. 건축 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이 구역은 한강과 맞닿아 있어 한남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5개 구역 중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변수였던 한국전력의 보광변전소 이전 문제가 변전소 축소로 합의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한남 5구역은 용적률 219.4%를 적용받아 2555가구(임대주택 384가구 포함)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한남 5구역은 DL이앤씨와 GS건설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준비를 오랫동안 해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실제 아파트 미분양이 터져 나오고 있고, 자금 조달 위험 요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수주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출혈’ 없는 수의 계약, 컨소시엄 제도가 한몫 했다고 보고 있다. 올해도 부동산 정책의 변동성, 금리 문제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물밑에서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남 4구역 또한 빠르면 올해 하반기 시공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비계획 변경 및 심의안이 통과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최고 23층 아파트 총 2167가구를 신축할 계획으로 현대건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남부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노량진 1구역도 올해 재개발 최대어로 손꼽힌다. 현재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상반기 중으로 인가를 취득하면 곧바로 시공자 선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통해 속도를 내고 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올해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여의도 국제금융 도시’ 위상에 걸맞은 대표 단지로 63빌딩과 가까운 동은 최고 65층(높이 200m 이내)까지 지어질 예정인 시범아파트 역시 사업비 규모만 조 단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GS건설,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업계 입장에서 대형 수주전 시공권을 놓치는 것은 수주금액 이상의 타격이 있다”면서 “건설사들의 자존심이 걸린 만큼 한치의 양보 없는 수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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