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 회생 줄고 파산 늘었다..."희망 잃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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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01-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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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 지속보다 사업 청산이 경제적 이익"

  • "회생 절차 하세월...회생법원 의지 가져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회생보다 파산을 선택한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을 지속하기보다 청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올해에는 회생을 통해 다시 일어나는 지난한 과정을 버티기보다는 파산을 선택하는 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1004건에 달했다. 2021년(955건)보다 5.1%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법인 파산 신청이 가장 많았던 2020년(1069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019년은 931건, 2018년은 806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법인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건수는 1047건으로 전년(1191건)에 비해 12.09% 감소했다. 법인 회생 신청은 △2019년 1722건 △2020년 1552건 △2021년 1191건 △2022년 1047건 등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법인 회생은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더 이익이라고 판단될 때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을 지속하기보다 청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법조계는 기업이 회생하려면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법원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 절차와 과정이 하세월인 점도 기업들의 회생 의지를 꺾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법인 회생은 법원의 직간접적인 관리 감독을 받기에 '법정관리'라고도 불린다. 법원의 엄격한 판단과 기준에 따라 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하지만 법인 회생 사전계획안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 기업 회생·파산 전문가들의 말이다.

사전계획안은 변제계획부터 사업계획까지 최대한 세세한 내용이 담겨야 하고 그 계획이 실질적으로 실현이 가능한지도 포함돼야 한다. 기업들은 현재의 청산가치는 얼마인지, 향후 10년·20년 후에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기대가치는 얼마인지도 증명해야 한다.

도산 전문 이은성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로)는 "기업이 브랜드 가치가 있는지, 법인을 바꾸게 될 경우 거래처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 있는지, 채권자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등 세 가지 정도를 점검한다"며 "그 외에는 대부분 파산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희망을 잃어버린 기업 입장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리는 회생 절차를 밟느니 차라리 파산 신청을 선택하겠다는 곳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삼중고를 겪으면서 더 이상 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회생·파산 전문 채혜선 변호사(법무법인 하나)는 "회생은 기업을 일으키는 과정인데 대기업 위주로는 그렇게 한다"며 "회생 절차가 버겁게 느껴지고 의지를 잃어버린 중소기업들은 파산을 선택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에만 있던 회생법원이 올해 3월 부산과 수원 등으로 확대되는 만큼 회생 전문 재판부에서 의지를 갖고 법인 회생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변호사는 "재판부에서 의지를 갖고 진행할 때 기업 대표나 대리인, 이해관계인 쪽에서도 의지를 가지고 속도를 낼 수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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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이 회생 할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간소화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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