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정치사전] '내 편'만 챙기는 정치가 尹의 정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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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3-01-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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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정치부 기자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 출두해 기소가 유력한 상황에서도 윤 대통령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전까지 당 대표 취임부터 민생을 논의할 영수회담을 다섯 차례나 요청해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등을 이유로 단 한 차례도 이에 응하지 않았다.

제안의 진정성 여부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은 그런 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다. 올해는 경제와 안보 두 분야에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결만 하는 정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비생산적인 정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즉각 영수회담을 수용하고 야당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국회 상황 등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영수회담에 대해 여러 차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 계획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요지가 다분하다.

아무리 대통령이라지만, 여당만 바라보고 일할 수는 없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 한마디로 내 편만 바라보고 정치를 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의 손을 잡아야 하는 가장 큰 명분이 된다.

전임 대통령과 비교하면 윤 대통령의 문제는 더 커 보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열흘 만에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한 달 반 만에 야당 지도부와 만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취임 두 달 만에 여야 지도부와 회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야당과 연쇄 회동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영수회담은 물론 여야 정당 대표·원내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다자회담 성사조차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 제1야당으로 대통령이 반드시 협력하고 협치해야 할 상대다. 제1야당의 협치 없이는 원활한 국정운영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익 앞에는 여야뿐 아니라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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