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선의 시시비비] 이태원 국정조사 10일 연장에도…너무 외로운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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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3-01-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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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 본회의'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구조 현장에는 경찰이 단 두 명 있었다. 너무나 외로웠다. 인파가 통제되지 않았다.”

지난 4일 열린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 첫 청문회에 출석한 유해진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관은 이렇게 말하며 울먹였다. 동시에 유족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6일 현재까지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를 두고 경찰 지휘관들은 “나는 몰랐다”거나 “늦게 알았다”고 강변했다. 사고 현장 코앞에 이태원파출소가 있는데도 참변 발생을 소방에서 통보받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황당할 지경이다. 

더 가관은 경찰 최고 수장의 뻔뻔함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음주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할 수 있다. 저도 사생활이 있다”며 따지듯 답했다. 핼러윈 축제 인파 운집이 예상되고 서울 용산 등지에서 집회가 열린 날,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청장이 충북 제천시 월악산 인근 캠핑장에서 술을 마시고 자는 바람에 긴급 보고조차 놓친 일이 별 잘못이 아니라는 말에 또 한 번 유족들의 억장은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어렵사리 출범한 이태원 국조특위의 성과는 한마디로 맹탕이었다. 여야는 서로 흠집내기에 천착해 진상 규명은 뒷전이었다. 국민의힘은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소위 ‘닥터카 논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보좌진의 조수진·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대화 도촬 공방만 벌이며 시간을 허비했다. 민주당도 정부와 경찰을 향해 꾸짖는 목소리만 클 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결국 여야는 6일 본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기한을 오는 17일까지 열흘 연장하기로 했다. 기간을 연장했지만, 참사의 책임을 통감해야 할 사람들이 계속 모르쇠 태도로 일관한다면 유족과 국민의 가슴에 상처만 키울 뿐이다. 국조 기간 연장 후에도 정부와 경찰 관계자들이 책임 회피에 급급해 한다면 유권자들은 반드시 기억했다가 총선에서 심판할 가능성도 크다. 거대야당인 민주당도 논점을 흐리는 논란만 일으키지 말고, 보다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한 방을 보여야 한다. 더는 ‘몰랐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국조특위가 제대로 뒷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만이 유족들의 외로움을 덜어내는, 낮은 곳을 향하는 정치, 그 본연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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