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관촌·왕징 사무실 텅텅" 베이징 오피스 공실률 내년에 더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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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2-29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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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봉쇄·인터넷기업 단속에···사무실 '空포'

  • 인터넷기업 밀집한 중관춘·주산차오 '직격탄'

  • 내년 신규 A급 오피스 공급물량 '축구장 90개 면적'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춘 사무실 공실률도 최근 15년 만에 10%대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수도 베이징 중관춘(中關村) 오피스 공실률이 약 15년 만에 처음으로 10%대를 돌파했다. 중관춘은 바이두,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주력 하이테크 기업의 요람지로 잘 알려졌다. 

제로코로나 방역, 부동산 경기 침체, 인터넷 기업 단속 등의 충격으로 꽁꽁 얼어붙은 올해 베이징 오피스 시장의 현주소다.

내년에는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에 따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수요가 늘겠지만, 동시에 공급물량도 늘면서 오피스 공실률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중국 증권시보가 최근 보도했다. 
 
코로나 봉쇄·인터넷기업 단속에···사무실 '空포'
글로벌 부동산컨설팅기업 컬리어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베이징 오피스의 순흡수면적은 -38만7000㎡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순흡수면적이 289만1000㎡에 달했던 것에서 올해 크게 하락한 것이다. 순흡수면적은 신규 임차 면적에서 신규 공실을 뺀 값이다. 

올해 베이징 오피스 공실률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포인트 상승한 16.1%에 달했다. 사무실이 텅 비면서 순 실효임대료도 3.5% 하락했다.

특히 베이징 오피스 시장에서 5000㎡ 이상의 임대계약 건수는  24건, 계약 면적은 97만㎡였다. 거래액은 253억9000만 위안(약 4조6100억원)으로, 지난해 600억 위안어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방역 봉쇄  ▲미래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보수적인 사업 계획 ▲기업들의 임대료 비용 절감 노력 ▲인터넷기업 규제 단속 강화가 베이징 오피스 임대 수요가 부진했던 이유다.
 

[자료=컬리어스 인터내셔널]

인터넷기업 밀집한 중관춘·주산차오 '직격탄'
그래도 A급 오피스 수요는 바닥을 치고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4분기 들어 A급 오피스 순흡수면적은 4만2000㎡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원래 4분기 공급 예정이었던 신규 물량이 내년으로 미뤄져 공급 압박이 줄어 공실률은 16%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대료는 1.7%포인트 하락한 월 ㎡당 331위안이다.

하지만 B급 오피스 시장이나 산업단지 시장은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공실률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 2.4%씩 뛰었다.

특히 인터넷기업 단속 충격파가 컸다. 이로 인해 2021년 가장 강력했던 인터넷 업계의 오피스 임대 수요가 올 들어 대폭 하락한 것. 컬리어스에 따르면 5000㎡ 이상 면적의 임대 거래에서 2021년 인터넷 기업의 거래 면적은 130만㎡ 이상이었지만, 올해는 지난해의 4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치는 30만㎡에 불과했다. 

특히 인터넷 기업들이 대거 입주해있던 차오양구 왕징 인근 주산차오(酒仙橋), 그리고 하이뎬구 중관춘과 상디(上地)가 직격탄을 입었다. 

올해 말 중관춘 공실률은 전년 동비 7.2%포인트 상승한 11.1%로 15년 만에 10%대가 뚫렸다. 상디 지역 공실률도 7.7%포인트 증가한 15.2%에 달했다. 주산차오의 경우, 공실률이 전년 동비 20%포인트 증가한 28.7%로 치솟았다. 사실상 사무실 3~4곳당 1곳이 텅 비었단 의미다. 

인터넷기업의 오피스 수요 부진을 메운 건 금융업이다. 루밍 컬리어스 인터내셔널 화북지역 연구부 책임자는 "그나마 금융업 수요가 뒷받침돼서 올해 베이징 오피스 시장이 최악은 면했다"고 말했다. 금융업(은행업 제외)은 TMT(기술·미디어·통신) 산업과 함께 그동안 베이징 오피스 수요의 절반을 담당한 양대 축이다.

금융업의 올해 A급 오피스 임대 비중은 약 30%로 안정적이었다. 덕분에 금융기업이 밀집한 베이징 차오양구 중심업무지구(CBD), 시청구 진룽제(金融街) 등의 오피스 시장도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특히 CBD는 베이징 A급 오피스 임대의 45%를 차지하는 바이오테크 기업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글로벌 부동산회사인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바이오테크 산업은 지난 8년간 베이징 A급 오피스 수요 증가율 1위 자리를 이어왔다. 
 
내년 신규 A급 오피스 공급물량 64만㎡···'축구장 90개 면적'
내년 베이징 오피스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진 않다.

방역 완화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부동산 경기 회복, 인터넷기업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지만, 그동안 누적됐던 오피스 공급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실률 상승률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컬리어스는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년에만 축구장 90개 면적에 달하는 64만㎡ 규모 A급 신규 오피스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다. 특히 중관춘·주산차오·상디 지역에는 이 중 절반 가까이인 29만㎡ 물량이 집중되는 데다가, 내년 40만~50만㎡ 면적의 A급 사무실 임대까지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어 오피스 공급 과잉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컬리어스는 "내년 A급 오피스 시장 공실률이 3~5%포인트 상승하고, 순 실효임대료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JJL은 내년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건물주들이 적극적으로 임대 전략을 펼쳐 임대료가 더 내려갈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바닥을 치고 차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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