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거시경제 결산] ② 연중 절반, 물가 5~6%대 '고공행진'…고스란히 경제주체 부담 작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근미 기자
입력 2022-12-20 07:5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서울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은행은 2022년 한 해 동안 '물가와 전쟁'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시국을 맞아 하락했던 물가의 우상향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물가는 5~6%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 안정이 주요 과제인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해 물가에 대응하고 있지만 쉽사리 안정화 수순에 접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 당국과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그로 인한 경제주체들의 부담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가장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 5월 이후 7개월 동안 5%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률은 작년 초만 하더라도 0%대(0.6%) 수준이었으나 1년 만인 올해 초 3%대 중반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3.7%(2월), 4.1%(3월), 5.4%(5월) 등 상승에 상승을 거듭해 지난 7월에는 6.3%까지 급등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가 2%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이는 2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또한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4.3%로 지난 9월(4.1%)과 10월(4.2%)에 이어 상승폭이 커졌다. 그나마도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공공서비스 요금 등의 상승 억제가 없었다면 근원물가는 현재 수준보다 더 높은 5%대 상승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사실상 정부 개입에 그나마 물가 오름세를 최소화해 왔다는 의미이다. 

이같은 물가 상승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발생한 공급망 차질에 에너지와 소비재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이 촉발됐고 공공요금 인상, 농·축·수산물 중 채소류, 외식 서비스의 가격 상승세 역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석유수출국기구 감산 등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 역시 물가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악재다. 한은 등 관계당국은 물가상승률이 올 하반기 정점을 찍은 뒤 내년초 이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상황은 예상보다 악화됐고 당국은 5%대 물가상승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갈 수도 있다는 입장 변화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계당국과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물가 안정화는 국제유가와 에너지요금 인상폭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달 초 열린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에너지요금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추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경기둔화폭 확대 가능성 등은 하방리스크로, 에너지요금 인상폭 확대 가능성 등은 상방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창용 총재도 최근 국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석유수출국기구+ 감산과 러시아 제재 진행 등 전세계의 상황, 여기에 기후변화에 대응한 투자 부족이 만성적 공급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인 상방리스크로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