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베트남 스토리] 베트남 국가주석 韓 '화산 이씨'와 만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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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수습기자
입력 2022-12-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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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한 첫 일정으로 종친회와 차담 진행

  • 베트남 리 왕조 왕자가 화산 이씨 시조

  • 수교 이후 양국 가교역할 충실히 수행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사진=AFP·연합뉴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4일 방한하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주한 베트남 대사관 관저에서 국내 '화산 이씨' 종친회 임원들과 차담을 갖는다.

5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6일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의 면담에 앞서 화산 이씨 종친회를 만나는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화산 이씨는 베트남 왕족 출신의 귀화 성씨다. 이들의 뿌리는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조인 리(Ly) 왕조(1009~1225)의 마지막 왕자 이용상(1174~?·李龍祥·베트남어로 리 롱 떵)이다. 리 왕조 다음 들어선 쩐(陳) 왕조(1225~1400)는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리 왕조 후손을 숙청했는데, 이용상은 이를 피해 고려로 망명했다.  

배를 타고 표류하던 이용상이 당도한 곳이 오늘날 황해도 옹진의 화산(花山)이다. 화산 본관의 성을 하사받은 배경으로 베트남 왕족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1253년 몽골 침략 당시 큰 공을 세운 덕분이라는 설이 나뉜다.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 이씨는 2015년 기준 12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화산 이씨 종친회는 과거 잘못 분류된 본관을 이적하는 사업을 통해 현재 250가구, 1800~1900명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 왕조는 베트남 역사상 최장기 집권한 왕조로, 중국의 책봉 체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국왕을 결정했다.

리 왕조 때 도읍이 현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인 만큼 베트남 국민들이 리 왕조에 갖는 애정은 각별하다. 지난 11월에는 '베트남의 날'을 맞아 응우옌 부 뚱 주한 베트남 대사가 경북 봉화군 리 왕조 유적을 방문하는 등 베트남 정부 역시 화산 이씨와의 교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트남과 화산 이씨의 교류는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의 국교가 정상화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베트남 측은 1995년 화산 이씨 종친회를 공식 초청한 데 이어, 리 왕족의 후손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 또 재외 동포 관련법에 의해 귀화 절차를 간소화해 이들이 베트남에서 거주할 경우 베트남인에 준하는 다양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화산 이씨 후손은 민관 차원에서 양국 간 가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종친회는 매년 음력 3월 15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닌성(省) 덴도사원에서 열리는 리 왕조 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올가을에도 문중은 정부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석했다. 화산 이씨 28대손인 이창근 전 주한 베트남 관광대사는 2010년 한국인 최초 베트남 이중국적자가 돼 2017년 관광대사로 임명된 바 있다.

이훈 화산 이씨 종친회장은 "푹 주석과 만남에서 종친회 임원들이 한국과 베트남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들을 주고받을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자유로운 한국과 베트남 교류를 위해 민간 외교 부문에서 중간 역할을 활발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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