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화재·증권 완전자회사 편입…"주주친화" "조정호 회장 지배력 강화"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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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준 수습기자
입력 2022-11-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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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장, 2011년 인적분할 과정 최대 수혜자…이번에도 지배력 유지·주식 증여는 가능

  • 지주사 주가 화재·증권보다 높은 시점이 주식 교환 적기

  • 화재는 회계기준 증권은 영업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했다는 분석

  • 화재·증권 상장 유지하면 지주사 소액주주와 충돌 불가피 의견도

[사진=메리츠금융그룹타워]


메리츠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이 공시되면서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주주친화정책 포문을 열었다는 긍정적인 시장 반응이 나오면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포괄적 주식 교환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뤄진 자연스러운 거래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자가 조정호 회장이라는 시선도 있다.

지난 21일 메리츠금융지주는 장 마감 후 각 계열사 지분을 100% 보유하는 완전자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주식 교환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주식을 메리츠금융지주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메리츠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주를 교환해 배정하는 방식이다. 교환비율은 금융지주 1주당 증권 0.161주, 화재 1.266주이며 기준 가격은 금융지주 2만7132원, 증권 4361원, 화재 3만4342원이다.

그동안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이 상장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메리츠금융지주만이 홀로 상장된 형태를 띤다. 시장도 이 지점에서 박수갈채를 보냈다. 국내 시장은 카카오처럼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자회사를 문어발처럼 상장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주주가치를 위해 자회사 편입은 ‘결단’이 필요했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과거 사례를 비추어보면 이번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도 최대 수혜자는 조 회장 본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2011년 3월 메리츠화재는 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을 설립하기 위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지주회사 설립으로 자본 조달의 효율을 높이고 신(新)사업분야 진출하는 것이 명분이었다. 인적분할 전 조 회장의 메리츠화재 지분율은 24.6%에 불과했다. 분할 후 조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와 바꾸면서 메리츠금융 지분율을 75%까지 높였다. 이에 가장 큰 수혜자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지배력 강화에 성공한 조 회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11년이 지난 현재 메리츠금융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결정했다.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은 2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양사의 수익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 자본 배분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라며 완전 자회사 편입 배경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시기적으로 지주보다 화재와 증권 계열사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어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화재는 회계기준 변경, 증권은 영업환경 악화라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란 관측도 나온다.

상장사 간 주식 교환에서는 상대적 가치가 어떤 수준인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지주사 기업가치가 화재나 증권보다 높을수록 대가로 지급할 신주가 적게 발행된다. 신주가 덜 발행되어야 조정호 회장의 지분율 하락도 최소화한다. 지난해 메리츠금융 주가는 무려 350% 폭등한다. 메리츠 화재도 130% 올랐지만, 지주사에는 못 미쳤다. 메리츠 증권은 40% 오르는 데에 그쳤다. 다시 말해 지주사 주가는 계열사들보다 높은 시점을 택해야 하는데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금융권 대내외의 불확실성이 거론된다. 화재와 증권 모두 올해를 고점으로 이익 기반이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의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메리츠증권은 고금리 환경 아래서 수익창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별도기준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2% 감소했기 때문이다. 

물론 메리츠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2000억원을 취득하고 내년부터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비율을 연결 순이익의 50%로 유지하겠다고 공시했다. 메리츠금융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조 회장의 지분은 78.9%에서 47%로 낮아진다. 기업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의 환심을 사기에는 충분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조 회장이 과반 지분율을 회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자사주 매입이 병행될 경우 발행 주식수가 줄어 조 회장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승계도 마찬가지다. 주식은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해마다 수천억 원의 배당소득이 발생한다면 지분율 축소 없이 상속·증여를 할 재원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메리츠금융그룹이 자회사를 100% 편입하지 않으면 가격 적정성 측면에서도 화재·증권 소액주주와 지주사 소액주주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을 담당해온 대형 로펌 변호사는 "최근 흥국생명 사태를 보듯 추가 증자를 통해 자본 건전성 확보가 중요한데 한 계열사에만 증자를 진행하면 그 가격이 적정한가를 두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다른 금융지주사처럼 언젠가는 지주사 편입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메리츠금융그룹 포괄적 주식 교환이) 어디까지나 지배구조 관점에서도 나쁘지 않고 교환비율도 회사 측이 원하는 범위에 들어와서 개시한 거래다"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그룹 포괄적 주식 교환과 관련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공시에 적혀있는 내용과 김용범 부회장님이 컨퍼런스콜에서 말씀하셨던 내용 외에는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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