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독, 美 인플레법 겨냥 "유럽의 이익이 우선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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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2-11-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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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상 안되면 유럽 우선 구매 법 필요하다고 주장

로베르토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왼쪽)과 부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재경부 청사에서 회담 종료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는 EU 차원의 대책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IRA에 따라 미국이 자국 제품만 우대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는 강경한 모습를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과 로베르토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이 프랑스 파리 재경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의 IRA 협상에 성과가 없으면 유럽 산업 보조 조치를 도입할 필요성을 말했다고 전했다. 

르메르 장관은 "유럽은 유럽의 이익을 우선으로 지켜야 한다"며 EU 차원에서 '유럽산 우선 구매법'(Buy European Act)을 만들어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세계화에 들어섰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전폭적인 국가 지원을 통해 세계화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우리 눈 바로 앞에서 자국 산업을 발전 시키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조건을 충족시키는 전기차 1대 구매시 최대 7500 달러를 지원한다. 다만 북미 지역에서 조립되지 않은 자동차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이를 두고 유럽과 한국 완성차 기업은 세계화 기조와 반대되는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집행위원은 "유럽 기업은 '실존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베크 장관도 이날 회담 종료 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IRA 법안 협상 과정에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할 경우 유럽산 우선 구매법을 도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베크 장관은 나아가 더 빠르고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이제 시선은 EU 국가와 미국의 IRA 관련 협상으로 향한다. EU와 미국은 다음 달 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3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에서 만나 IRA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만간 미국 국빈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직접 이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RA의 유예나 개정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IRA에서 문제가 되는 조항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 구매 법안'을 촉구했다. 올리프 숄츠 독일 총리도 EU가 자체 보조금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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