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S 미상환 120조에 일부 '녹인구간…' 자금조달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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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2-11-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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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표 수익 넘으면 조기상환… 증시하락에 '버티기'

  • 기초자산 S&P500 39조원, 유로스톡스는 36조원

  • 홍콩H지수가 21조 넘어 일부 투자자손실 가능성'

  • 만기까지 여유 있지만 최근 자금유입 줄어 곤혹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증권사들의 주가연계증권(ELS)을 통한 자금조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상환 금액이 120조원에 달하고, ELS 발행량도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ELS가 녹인(Knock in) 구간(원금손실 발생구간)에 진입해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는 두 자릿수 쿠폰금리를 내세웠지만 자금 유치에는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초자산별 ELS 미상환 금액(중복 무시)은 총 119조6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초자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유로스톡스(EURO STOXX)50의 미상환 금액은 각각 38조9379억원, 36조2467억원에 달한다. 전체 금액 중 32.55%, 30.3%의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홍콩H지수(HSCEI),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 금액은 각각 21조2242억원(17.74%). 16조6967억원(13.96%)을 기록했다. 이어 기초자산 닛케이225, 독일 DAX 관련 ELS의 경우 6조4695억원(5.41%), 444억원(0.04%) 등이 미상환 금액으로 파악됐다.
 
ELS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 주요국 주가지수 2~3개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수익이 발행하면 조기상환되거나 만기상환된다.
 
하지만 기초자산 지수가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한계선)를 터치한 경우 투자자들은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높고, 만기가 되더라도 시장 상황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수도 있다. 특히 해외종목형의 경우 지수형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덩달아 원금손실 우려가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종목형 발행량은 2020년 5000억원에서 2021년까지 1조원까지 1년 사이 2배가 늘어났다.
 
이처럼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발행도 감소하는 추세다. ELS 발행규모는 44조62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9월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이달(21일 기준) 43조6308억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 미상환 금액이 늘어나면서 발행량도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 향후 자금조달 부담 증가의 악순환이 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홍콩H지수가 기초자산인 ELS다. 타 기초자산 구성 ELS 미상환 금액이 전월대비 1억~4008억원가량 감소한 것과 반대로 유일하게 367억원 증가했다. 최근 수개월간 홍콩H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상환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콩H지수 관련 ELS가 녹인 구간에 진입하며 투자자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는 지난달 16.5% 급락하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지수형 ELS가 녹인 됐다”며 “녹인 이후 헤지운용 부담은 감소하겠지만 ELS 발행 위축으로 증권사 자금조달 부담은 중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2년 전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발생한 ELS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마진콜은 고객에게 받은 예치증거금(개시증거금)이 선물가격·담보가치·주식가치 등의 하락으로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일정비율(유지증거금) 아래로 떨어지면 고객에게 당초 개시증거금 수준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증거금 50% 정도 수준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 마진콜이 나오도록 설정하고, 마진콜이 나오는 순간 자동으로 청산하는 등 안전장치를 만들어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녹인이 발생한 ELS 대부분의 만기가 2024년이라는 점을 들어 아직까지 경계할 수준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녹인 구간에 진입했더라도 약 2년 정도 남은 만기가 도래하기 전 상환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에 약정된 수익률로 자금을 상환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사별 발행잔액(공모·사모, 원화·외화)은 미래에셋증권이 5조5413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B증권 5조3929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5625억원 △삼성증권 4조4878억원 △메리츠증권4조3605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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