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는 거죠? 그렇지!" 가족 살해 당시 父 혼잣말, 큰아들 휴대폰에 담겨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세희 기자
입력 2022-11-18 16: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구속기소된 가운데,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에서 범행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발견됐다. 

18일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 김재혁)는 살인 혐의로 A씨(45)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8시 10분께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아내(42)와 첫째 아들(15), 막내 아들(10)을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첫째 아들의 휴대전화엔 A씨가 “나 죽는 거죠? 그렇지!” 등의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등 범행을 저질렀을 때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첫째 아들은 평소 A씨의 욕설과 폭언이 잦아지자 범행 이전부터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에도 첫째아들은 A씨의 범행 3시간 전부터 녹음 기능을 켜놓고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6월쯤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면서 아내와 자주 말다툼하는 등 가정불화가 심해진 와중에 지난달 3일 첫째 아들이 자신의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만으로 폭언한 뒤 가족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 계획은 잔인했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살해 직전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에 들어가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원래 이들을 기절시킨 뒤 베란다 밖으로 던져 극단 선택으로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후 인근 PC방에서 2시간가량 만화를 보다가 귀가한 후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다”며 울면서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ATM기계처럼 취급 당한 8년 전 기억을 상실했다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되찾았다"고 말하거나 다중인격장애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통합심리분석 결과 기억상실증과 다중인격장애 모두 발견되지 않았다며 거짓말이라고 결론 내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